<북리뷰>베테랑 인문서 편집자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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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직업│이은혜 지음│마음산책

책과 ‘함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는 책. 이런 책, 쓸 수 있는 사람 몇 없다. 이 베테랑 인문 편집자가 아니라면. 십수 년간 촘촘한 인문서를 꾸준히 기획, 편집해 온 저자는 하나의 책이 탄생해 독자에게 닿기까지의 시공간을 우리에게 펼쳐 보여준다. 저자와의 우정과 결별, 사업적 계산 사이 갈등, 트렌드 경쟁의 아쉬움 등 출판의 ‘생태계’뿐만 아니라, 요리책을 내기 위해 요리를 해보며, ‘불평등’에 관한 책을 낸 후, 점점 이 문제에 천착하는 등 읽고, 편집하고, 책을 만들며 세계를 확장시켜온 개인의 체험까지 생생하게 담겨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책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관찰이자 기록인 셈이다. 저자들을 향한 경외, 독자들에게 보내는 소망, 편집에 대한 무한한 열정이 가득 담긴. ‘정금’과 같은 말도 하나 남겼다. 우리는, “거의 책대로 산다.” 232쪽, 1만4500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