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결시율 높아지면… 상위 등급컷 상승 ‘불수능’ 될수도

감염 불안에 수시합격자들 포기
중상위권 경쟁 치열해질 가능성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목전에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학교와 학원 등으로 번지면서 올해 수능 결시율이 역대 최고치를 찍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필요 없는 수시 지원자들을 중심으로 감염 불안으로 시험을 포기하려는 분위기가 커졌기 때문이다. 수능 난이도와 별개로 중상위권의 등급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험생들의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크다.

1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수능 결시율이 해마다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 속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친 올해는 역대 최고 결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결시율은 2010학년도 5.8%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수능에서는 11.7%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는데, 올해는 이보다 2∼5%포인트는 높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입시전문가들은 논술·면접 등 대학별고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응시할 수 없기 때문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거의 적용하지 않는 수시 지원자들을 중심으로 수능을 포기하는 수험생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6월,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상황을 봤을 때 이번 수능에서 3%포인트에서 5%포인트까지 결시율이 늘어날 수 있다”며 “부분 과목만 응시하려는 학생들로 과목별 결시율도 최대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결시율 상승은 수험생 간 등급 경쟁을 격화시켜 수험생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은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전체 응시인원이 줄면 등급별 인원 규모가 줄어들게 된다. 올해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수능 응시자가 49만3000여 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결시율까지 높아지면 그만큼 최저등급을 맞추기가 어려워져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중상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능 난이도와 상관없이 결시율 상승으로 ‘불수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임 대표는 “마지막까지 실수를 줄이도록 꼼꼼하게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