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나온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 왜 지금 뜨지?

상환 부담 줄여주는 정책금융
금리 상승세 조짐에 다시 부각

시장금리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자 2년 전 나온 정책금융 상품인 ‘금리상승리스크 경감형 주담대’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당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진 않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체력이 약해진 데다 빚 규모는 커져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일 방법 중 하나로 부상한 상황이다.

26일 금융감독원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한 대출자의 원리금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지난 2019년 3월 출시된 금리상승리스크 경감형 주담대 현황과 보완점을 살피는 작업에 착수했다. 당시 15개 시중은행에서 판매된 이 상품이 현재도 운영 중인지, 현 상황에서 운영할 여력이 있는지 등에 집중해 점검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 상승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주담대 중 변동금리 비중은 50.3%였다.

금리상승리스크 경감형 주담대는 두 가지다. 하나는 ‘월상환액 고정형 주담대’로 대출금리가 올라 이자상환액이 늘면 원금상환액을 줄여 10년간 월상환액을 유지하고 남은 원금은 만기에 정산하는 구조다. 상품은 주담대 금리 변동에 따라 은행이 부담하는 위험을 고려해 변동금리에 0.2∼0.3%포인트 더한 금리로 설계됐다. 합산소득 7000만 원 이하, 시가 6억 원 이하 주택 보유 대출자는 0.1%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앞으로 5년간 금리 상승폭을 2%포인트 이내로, 연간 1%포인트 이내로 제한해 대출자의 상환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는 걸 막는 ‘금리상한형 주담대’다. 상품은 기존 금리에 0.15∼0.2%포인트 더한 수준으로 공급된다.

이들 상품이 재부각되는 건 시장금리가 올라 주담대 금리 또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8월 2.39%까지 떨어진 후 1월 2.63%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경기 개선 기대감 등이 반영돼 시장금리가 급격히 뛰고, 오는 4월 더욱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도 예정돼 있어 금리 인상은 예정된 수순이다. 출시 당시 이들 상품은 급격한 저금리 기조에 묻혀 있던 게 사실이다. 상품이 나오기 전인 2018년 5월 주담대 금리는 3.49%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향세를 보여 금융당국은 시장을 내다보지 못한다는 비판까지 들어야 했다. 한은은 “앞으로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또는 신용 위험 증대 등으로 가산금리가 상승하면 이자 부담 증가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