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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의 ‘귀찮은 숙제’ 빨래
- 세탁앱
셔츠 입는 직장인에 안성맞춤
월 6만4200원 월정액 가입때
셔츠20장+드라이·물빨래 3장
- 세탁 프랜차이즈
세탁 앱보다 저렴한 가격 장점
수거·배달 안되고 2박3일 걸려
- 동네 세탁소
사장님과 친하면 당일 세탁도
가격 비싸지만 세탁실력 월등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사는 전문직 김모(41) 씨는 매일 슈트를 차려입는다. 최근 더 바빠진 김 씨는 퇴근 후 쭈그려 앉아 슈트 안에 받쳐 입을 와이셔츠를 다리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이 늦어 매일 집 근처 세탁소에 옷을 맡길 수도 없었다. 이런 와중에 김 씨는 직장 동료에게 세탁 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세탁량이 많은 그는 세탁 앱을 이용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판단했고, 세탁 앱 월정액 서비스에 바로 가입했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정보를 파헤치는 복직편살(복잡한 직장 편하게 살기 위한 정보)의 이번 주제는 직장인들의 ‘영원한 숙제’ 세탁이다. 취재팀은 31일 고객 이용량이 많은 세탁 앱, 프랜차이즈 세탁 업체, 동네 세탁소 등의 가격·편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헤비유저’ ‘실속파’ 끌어모으는 세탁 앱 = ‘런드리고’는 대표적인 세탁 앱이다. 한 달에 와이셔츠 20장 이상 드라이클리닝이 필요한 ‘헤비유저’라면, 이 업체를 고려할 만하다. ‘올인원 64’(월 6만4200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월 와이셔츠 20장, 드라이클리닝 3장, 30ℓ 물빨래 3개 세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정가 10만2900원 대비 38% 할인된 가격이다.
물빨래는 말끔하게 개어 집으로 배송된다. △매일 와이셔츠를 입는 직장인 △세탁기는 있지만 물빨래를 거의 하지 않는 직장인 △세탁기가 아예 없는 원룸 등에 사는 직장인 등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 업체는 이 요금제 외에 고객 사용 형태를 세분화해 다양한 월정액 옵션을 제공한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빨래 수거함 ‘런드렛’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재미있는 포인트다. 빨래를 런드렛 안에 넣은 다음, 집 현관문에 자물쇠를 걸 수 있게 설계됐다. 이 자물쇠는 스마트폰 앱으로 이용자가 열고 잠글 수 있고, 밤에 런드렛을 현관 앞에 내놓으면 새벽에 배송 기사가 수거해간다. 만 하루 정도면 빨래가 런드렛 안에 도착한다.
이 서비스를 신청한 직장인 석모(39) 씨는 “서비스 자체가 재미있어서 일단 신청했고, 속도·품질 등에서 대체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수도권에서만 서비스가 되고, 월정액에 포함된 무료 수거 횟수가 3회(올인원 64 기준)에 불과한 점은 단점이다.
‘세탁특공대’는 런드리고와 함께 세탁 앱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이 업체는 월정액에 힘을 준 런드리고와 달리, 필요할 때 조금씩 세탁할 수 있는 데 중점을 뒀다. 일단 가격이 런드리고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멤버십 없이 서비스 신청 시, 런드리고와 비교해 와이셔츠는 1500원으로 300원, 블라우스는 2900원으로 1600원 저렴하다. 다만 한 번에 1만9800원 이상 주문해야 배송비가 안 붙는다. 2만 원 정도 되는 세탁물을 비정기적으로 세탁해야 하는 직장인에게 좋은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세탁특공대는 멤버십 서비스(월 4900원)도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월 2회 무료배송, 프리미엄 세탁 10%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가격 대비 혜택이 크지 않은 점은 주의해야 한다.
◇‘가성비’ 세탁 프랜차이즈 vs ‘전통의 강자’ 동네 세탁소 = 퇴근길에 크린토피아나 크린에이드, 크린업24 등 세탁 프랜차이즈 업체가 있다면, 굳이 세탁 앱을 찾는 수고를 안 해도 된다. 와이셔츠 1200원, 블라우스 2800원 등 세탁 앱들보다 가격도 확연히 저렴하다. 시즌별로 각종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어, 가성비 측면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실제 크린토피아는 3월 들어 각종 의류를 20% 할인해주는 ‘릴레이 세일’을 진행했다. 수거·배달 서비스를 대부분 하지 않는 점은 단점이다. 출퇴근길에 세탁 프랜차이즈가 있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으면 굳이 업체를 찾아가는 수고를 해야 한다. 아울러 세탁 기간이 최소 2박 3일 정도 걸리는 것도 단점이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김모(39) 씨는 “저렴해서 찾지만, 급한 세탁물은 맡기는 게 꺼려진다”고 말했다.
동네 세탁소들은 이 틈을 파고들며 여전히 성업 중이다. 동네 세탁소는 48시간 내 세탁물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많다. 사장님과 친하다면, 예외적으로 ‘당일’ 세탁을 기대할 수도 있다. ‘단골 장사’를 해야 해 낮은 드라이클리닝 퀄리티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업체 대비 세탁 실력이 월등히 나은 경우도 많다. 옷 수거와 완성된 세탁물이 배달되는 점도 동네 세탁소의 분명한 장점이다.
실제 취재팀이 광화문·시청·여의도 일대 직장인이 많이 거주하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경희궁자이 등 대단지 아파트 2곳에서 영업 중인 4곳의 동네 세탁소에 문의한 결과, 1만∼1만5000원 정도의 세탁을 맡기면 모두 왕복 배송이 가능하다고 했다.
가격은 크린토피아보다는 비쌌다. 4곳 모두 동일하게 와이셔츠 2000원, 블라우스 4000원. 정장 1벌 7000원을 받았다. 크린토피아는 와이셔츠 1200원, 블라우스 2800원, 정장 1벌 5700원이다. 수거 배송이 되는 점을 고려해도, 규모의 경제를 이룬 크린토피아에 비해 꽤 비싼 세탁요금이다.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여·40) 씨는 “급한 세탁물은 동네 세탁소,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와이셔츠 등의 세탁은 크린토피아를 이용한다”며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해 그때그때 맞는 곳에 옷을 맡긴다”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박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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