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사지마비 40대 간호조무사, 백신 인과성 인정 어려워”

조사반 “근거 불충분”…의료비는 지원받을 듯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지마비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진 40대 간호조무사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접종과의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인과성 평가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돼 코로나19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한 ‘중증환자 의료비 지원사업’에 따라 의료비 지원은 받을 전망이다.

10일 코로나19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40대 간호조무사 사례를 재심의한 결과 ‘백신과의 인과성은 인정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조사반은 “임상 경과와 영상의학 검사 등을 종합할 때 급성파종성뇌척수염의 가능성이 있어, 백신 인과성은 인정되기 어렵지만 인과성 평가를 위한 근거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사반은 지난달 23일 열린 심의 회의에서 정확한 진단을 확정하기 위해 추가 검사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며 판정을 보류한 바 있다.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이 간호조무사는 지난 3월 12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뒤 면역 반응 관련 질환인 급성파종성뇌척수염 진단을 받았다. 접종 직후 1주일간 두통을 겪었고 3월 24일에는 사물이 겹쳐 보이는 ‘양안복시’ 증상을, 31일 병원 입원 후에는 사지마비 증상까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현재까지 국내외에서는 이런 사례의 인과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며 “이번에 새로 만든 진료비 지원 대상으로 분류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왔지만, 백신과의 인과성을 따져 볼 근거가 불충분해 보상에서 제외된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오는 17일부터 1인당 1000만 원 한도에서 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접종자나 보호자가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서 신청할 수 있다. 접종 후 진료 사실을 증빙할 진료비 영수증과 진료세부내역서 등을 제출해야 하며, 지원 금액은 1000만 원 내에서 최종 검토를 거쳐 질병청이 지급한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