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비트코인 전량 매각’ 시사에 가상화폐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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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전량 팔았을 수도 있다”
한 트위트에 “indeed”댓글달아
비트코인 4만4000달러 추락도
‘밈 코인 붐’수그러들 것 전망속
국내 코인거래액 한달새 70%↓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처분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말 한마디에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드는 ‘머스크 리스크’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잦은 선동과 말실수로 머스크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머스크발(發) ‘밈 코인’(장난식 코인) 열기가 차갑게 식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16일(현재시간) 오후 3시쯤 트위터에서 ‘암호화폐 고래’(CryptoWhale)라는 사용자의 “머스크가 비트코인 전량을 팔아치웠다고 해도 그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란 트위트에 “정말(Indeed)”이라는 댓글을 달아 또 한번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 방송은 “테슬라가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분을 팔았거나 팔 수도 있음을 머스크가 암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의 이러한 답변은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는 최근 입장과는 180도 달라진 뉘앙스다. 머스크는 지난 12일 비트코인 결제 중단 방침을 돌연 발표하면서도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은 팔지 않겠다고 했지만 불과 나흘 만에 아무런 해명 없는 글로 다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오전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한때 8% 넘게 급락하며 약 4만405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여파로 알트코인까지 흔들리며 이더리움은 11% 넘게 하락한 약 3360달러에, 도지코인은 10% 넘게 내린 약 0.46달러에 거래됐다.

‘머스크 리스크’가 반복되자 머스크로 인해 촉발됐던 밈 코인 붐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머스크가 연일 도지코인을 언급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더 이상 머스크의 발언을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양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머스크가 지난 13일 트위트(“도지코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를 올린 이후 12시간 동안 도지코인은 486원에서 701원으로 폭등했다가 16일 ‘도지코인 수수료를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에는 630원에서 663원으로 5%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 전체에 실망하는 계기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코인 거래대금 증가 폭은 최근 한 달 사이 전월 대비(9조3700억→2조 5000억 원) 7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