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강진 사망자 1419명으로… ‘열대성 폭우’ 2차 피해 우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야외 병상의 부상자들… 참담한 아이티 아이티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한 지 이틀째인 16일 레스케이스의 이마쿨리 수태 병원 밖에 마련된 야외 병상에 부상자들이 누워 있다. AP연합뉴스

부상 6900명·주택 8만채 파괴
총리 “지원규모 10배 늘릴 것”
열대성 저기압 ‘그레이스’ 변수

아이티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11년 만에 또 발생한 이후 사망자가 1419명까지 늘어나며 피해가 확산일로다. 각종 사회기반 시설이 모조리 파괴된 탓에 대통령 암살 사건 이후 정치·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 피해를 수습하는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16일 중 열대성 폭우가 상륙하면서 홍수·산사태로 인한 추가 피해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티 재난 당국인 시민보호국은 이날 지난 15일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서쪽으로 125㎞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419명, 부상자가 6900명까지 늘었다고 발표했다. 8만4000여 채의 주택이 완전히 파괴됐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민주콩고에서 에볼라를 이겨내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아이티에 파견된 기니 출신의 전염병학자 오스만 투레가 이번 지진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아리엘 앙리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더욱 빠른 속도로 행동할 것”이라며 “최대한 많은 수의 피해자를 돕기 위해 지원 규모를 10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 한 달 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자택에서 피살된 초유의 사건에 이어 코로나19 대유행, 빈곤 악화 등이 겹치면서 “최악의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 아이티에서 이번 재난을 수습하는 일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개적으로는 현장 지원 인력을 늘리겠다고 알린 앙리 총리가 자국 주재 미 대사에게 미국의 지원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을 사적으로 표시했다고 전했다. 다수의 의료시설이 파괴되면서 부상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영안실 냉장고가 3개월째 작동하지 않은 탓에 시신 처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의약품은 동난 데다 환자들은 길바닥에서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응급 치료와 수술을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시속 15㎞의 속도로 아이티를 향하고 있는 열대성 저기압 ‘그레이스’로 추가적인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최대 위협이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열대성 폭풍이었다가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다소 약해진 그레이스가 아이티에 최대 381㎜의 비를 뿌리면서 추가적인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