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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21년 12월 01일(水)
美, 러 이어 中과 ‘전략무기 통제 협상’ 추진…核패권 경쟁 주도권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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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송재우 기자

■ What - 바이든 정부의 核전략 변화

바이든, 시진핑과 화상 정상회담서 ‘전략적 안정’ 공감대… 내년 1월 NPR에 ‘核 선제 불사용’등 포함 여부에도 세계 이목 집중
美, 英·호주와의 안보동맹 ‘오커스’를 亞·유럽으로 확대 가능성 시사… 中군사력 억제위해 核비확산 원칙 허물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핵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이 그동안 러시아와 진행해 온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 통제 협상을 중국과도 추진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세계 핵 패권 경쟁 국면에 새로운 지형이 구축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바이든 정부는 핵무기 사용에 제한을 두는 쪽에 무게를 두고 내년 1월 핵태세검토보고서(NPR)를 새로 쓸 가능성을 내비쳐 미국의 핵우산 아래 놓인 한국, 일본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최근 호주, 영국과 함께 결성한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를 아시아, 유럽 등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핵 패권 경쟁의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 열린 미·중 화상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략적 안정’(Strategic Stability) 회담 개시에 공감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안정이란 핵미사일과 같은 전략 무기에 의한 핵전쟁 위협을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1월 16일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전략적 안정 회담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관련 논의 개시를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이 어떤 형식으로 협상을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  지난 10월 29일 호주 퍼스에 위치한 HMAS 스털링 해군기지에 호주의 콜린스급 잠수함 두 척(앞)과 영국의 핵잠수함 HMS 애스튜트(뒤)가 정박해 있다. 지난 9월 미국과 호주, 영국이 맺은 안보동맹 ‘오커스’(AUKUS)가 출범하면서 미국과 영국은 앞으로 18개월간 호주의 핵잠수함 개발을 공동 지원한다. EPA 연합뉴스

러시아와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을 맺고 있는 미국이 중국과도 비슷한 내용의 협정을 추진하려는 것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의 핵 능력도 통제해 세계 핵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의 이번 합의는 양측이 심각한 안보 문제와 관련해 긴장 완화에 동의했다는 첫 번째 신호”라며 “미국은 중국 정부가 시 주석이 약속한 대로 이행할 것인지 확인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러는 2010년 4월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뉴스타트 협정을 맺고 5년마다 자동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 협정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동 연장에 거부하며 지난 2월 폐기될 위기까지 몰렸다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 5년 추가 연장에 동의하며 극적으로 살아났다.

‘핵 선제 불사용 원칙’ ‘핵 공격 대응에만 핵무기를 사용하는 단일 목적 선언’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새 NPR를 놓고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미국은 ‘상대에게 먼저 핵무기를 쓰지 않는다’는 언급을 피하는 식으로 핵 사용과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다. 이는 미국이 자국은 물론 동맹을 위해 언제든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상호 핵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부터 핵무기 역할을 제한하겠다는 뜻을 시사해 왔고, 이를 반영해 내년 1월 공개될 NPR가 수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을 천명할 경우 핵 긴장 감소, 군비경쟁 억제 효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한국과 일본, 영국, 독일 등 미국의 핵심 동맹을 중심으로 미국의 핵 정책 변화가 중국이나 러시아, 북한 등의 오판과 도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동맹국들의 우려가 지속되자 미국은 동맹국에 대한 핵우산 정책에 변함이 없음을 밝히며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마라 칼린 미 국방부 정책부차관은 11월 29일 브리핑에서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정책의 변화 여부에 대한 질문에 “가까운 동맹에 대한 우리의 확장 억제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이와 관련해 어떤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중국의 핵 능력은 억제하면서 중국을 겨냥한 핵 능력은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영국, 호주와 결성한 오커스의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선 점이 이를 방증한다.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11월 19일 미 평화연구소(USIP)와의 대담에서 “오커스는 개방형 구조”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시아와 유럽 내 다른 나라가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벨 조정관이 아시아 국가를 오커스 확대 대상으로 지목한 점, 오커스가 국방·안보 분야의 기술 협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군사적으로 역량을 갖춘 한국, 일본 등이 오커스 확대 대상 목록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오커스 확대설 등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어떤 요청도 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9월 오커스를 출범시키면서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전수하기로 했다. 이를 놓고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 억제를 위해 핵 비확산이란 오랜 원칙까지 허물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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