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재활치료 후 60대 사망…물리치료사 과실치사 ‘무죄’

인천=지건태 기자

인천의 한 병원 수중 물리치료실에서 재활치료를 받던 환자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물리치료사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 남승민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32)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남 판사는 “수영 보조기구를 정리하는 직원이 따로 없는 데다 다른 물리치료사들이 수영장에 있던 상황에서 A 씨가 (기구 정리 등을 위해) 잠시 수영장 밖으로 나왔다고 해서 안전관리 의무를 소홀하게 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사고 후) 피해자를 봤을 때 의식이 있는 상태였고 스스로 호흡도 하고 있었다”며 “즉시 심폐소생술 팀을 부르거나 직접 심폐소생술을 할 조건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무죄 취지를 설명했다.

A 씨는 2019년 10월 인천의 한 병원 지하 2층에 있는 수중 물리치료실에서 숨진 B(당시 63세) 씨를 재활 치료했다. B 씨는 6개월 전 뇌출혈 수술을 받은 이후 재활하던 중 심근경색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상태였다. B 씨는 사고 당일에도 평소처럼 가로 12.5m·세로 25m 규모의 물리치료실 내 수영장에서 부력기구를 몸에 낀 채 걷는 재활치료를 받았다. 그는 수영 동작을 흉내 내던 순간 갑자기 물속에 빠져 허우적거렸고, 인근에 있던 다른 환자가 그를 발견해 부축했다. 당시 A 씨는 앞 시간대에 수중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쓴 보조기구를 정리한 뒤 잠시 샤워실에 간 상태였다. 이후 B 씨는 병동으로 가기 위해 휠체어에 태워져 A 씨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지만, 곧바로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의식을 잃었고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심장질환으로 숨졌다.

검찰은 사고 당시 수영장 밖에 있던 A 씨가 수중 재활치료 중인 B 씨를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아 주의 의무를 위반했고, 곧바로 심폐소생술도 하지 않았다며 과실치사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