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동내화(맨 아래 오른쪽) 경남 김해시 김해동광초 교사가 소장 중인 2020년 당시 김해 경운초 5학년 3반 학생 27명의 증명사진. 동 교사는 “현재 학교로 전근 오기 전 제자였던 이들 학생과 자신의 증명사진을 편집해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동내화 교사가 경운초 학생 27명과 지난해 말 출간한 그림책 ‘고맙습니다’의 일부 내용. 도서출판 북극곰 제공
■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 김해동광초 동내화 교사
2020년 담임맡은 제자 27명과
동아리 활동중 그린 그림책 출간
‘세상엔 얼마나 고마운일 많을까’
작은 제안에 관찰·상상력 ‘날개’
“뛸 수 있어 감사… 맛 느껴 감사”
독자들 “가슴 뭉클” 반응 폭발적
“지구가 있어서 고맙습니다.” “산에서 나물을 먹을 수 있어 고맙습니다.” “경찰관님들이 범죄자를 잡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농부 아저씨께서 곡식을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2020년 당시 경남 김해시 경운초 5학년 3반 학생 27명과 담임을 맡았던 동내화(여·35) 교사가 함께 출간한 책 ‘고맙습니다’에 수록된 구절들이다. 각 학생은 자신이 고마움을 느끼는 대상에 대해 한 문장으로 진솔한 감정을 표현하고 독특한 개성과 상상력, 순수함이 묻어나는 관련 그림을 선보이며 마음껏 실력을 뽐냈다. 책의 저자로는 ‘경운초등학교 어린이 27명’이 올랐다.
아이들은 그저 고맙다고 쓰고 그렸을 뿐인데, 독자들의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다. 많은 사람이 블로그 등을 통해 “책을 읽고 울컥하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간 잊고 지냈던 감사함의 의미에 대해 되새길 수 있었다” “행복함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아이들의 창의력과 순수함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등 긍정적 소감을 남겼다.
이달부터 인근 김해동광초로 전근을 가게 된 동 교사는 새로운 제자들에게도 글쓰기의 매력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 동 교사는 23일 “글쓰기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기쁨이나 슬픔 등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작은 것에도 감사함을 느끼는 등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태도를 길러주고 싶다”며 “무엇보다 이 같은 경험을 통해 훌륭한 인성을 갖춘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최대한 뒷받침하는 것이 교사로서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동 교사가 27명의 제자와 책을 낸 계기는 처음에 아주 작은 제안으로부터 시작됐다. 바로 “세상엔 얼마나 고마운 일이 많을까? 우리 한 번 찾아볼까?”라는 그의 제안이 아이들의 관찰력과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줬던 것. 아이들은 각자 고마운 일을 말하고 글과 그림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개성을 표현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반려동물, 일상의 행복, 자연, 신체 건강, 나 자신의 존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기발한 아이디어와 따뜻한 마음이 담긴 ‘작품’이 탄생됐다. 동 교사는 “동아리 시간을 활용해 약 10주간 창작 활동을 진행했는데, 그 시간이 행복으로 가득 찼다”며 “아이들은 긍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세상은 충분히 살 만한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흐뭇해했다.
동 교사는 평소 사람들 간에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자주 표현하면 더욱 따뜻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관심이 많았던 글과 그림, 영상 등 콘텐츠를 통해 이 같은 생각을 널리 공유하고자 했다. 이에 2018년엔 대구교대 아동문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했고,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김해지부에 들어가 베테랑 교사에게 어린이 시 쓰기 교수법 등을 배웠다. 또 전문 작가에게 그림책을 만드는 방법도 배운 뒤 자신이 수술하고 회복한 경험담을 담은 그림책 ‘사랑의 하모니카’를 지어 아동 독자들에게 희망의 중요성을 교육했다. 이 책을 낸 출판사와의 인연도 이어져 애초 독립출판을 고려했던 ‘고맙습니다’도 함께 출간하게 됐다.
동 교사는 제자 및 학부모들과의 논의를 거쳐 ‘고맙습니다’에 대한 인세를 전액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책을 출판하면서 수익금이 생겨 어떻게 할지 고민이 컸는데, 착한 학생들이 선뜻 기부를 희망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사함과 감동을 느꼈다”며 “모든 학생이 성취감과 자신감을 기르고 인성도 한 단계 더 성장한 것 같아 더욱 뜻깊었다”고 회상했다. 현재도 글쓰기 교육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다음 제자들과는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본 ‘사랑’을 주제로 한 책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람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른데, 아이들이 이를 자유롭게 표현해 보도록 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동 교사는 제자들에게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물음에 “행복했던 시간을 함께하고 제자들을 진정 사랑했던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며 “제자들과 함께 보낸 모든 순간이 따뜻한 시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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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교권 회복과 아동이 행복한 환경 조성을 위해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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