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청소년… 26% “우울증” 38% “스트레스”

■ 여가부 등 ‘청소년 통계’ 발표

사망원인 1위, 10년째 극단선택
37%는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18% “코로나로 절친과 멀어져”
우리사회 신뢰 응답, 54%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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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 10명 중 4명은 평상시 스트레스를 느끼고, 10명 중 3명은 최근 1년간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추세였던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경험한 청소년 비율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다시 늘었다. 청소년 사망 원인도 ‘고의적 자해(자살)’가 10년째 1위를 이어간 데다, 극단 선택 비율도 50%를 넘어서는 등 정신 건강 우려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절친한 친구와 멀어지고, 사교육 시간은 늘어나는 등 청소년들의 사회관계도 악화했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각종 국가승인통계에서 청소년 관련 내용을 재분류해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청소년 통계’를 발표했다.

◇코로나19로 다시 늘어난 스트레스·우울= 2021년 중·고등학생 38.8%는 평상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의 스트레스는 2019년 39.9%에서 2020년 34.2%까지 떨어졌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다시 늘었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고등학생(41.2%), 중학생(36.4%) 순이고 여학생(45.6%)이 남학생(32.3%)보다 높았다.

중·고등학생 26.8%는 최근 1년 내 우울감을 경험했으며 고등학생 27.7%, 중학생 25.9%가 1년 내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여학생(31.4%)이 남학생(22.4%)보다 우울감 경험률이 높았다. 우울감 경험률도 2019년 28.2%에서 2020년 25.2%로 떨어졌지만, 2021년에 다시 증가한 것이다.

2020년 기준 청소년 사망자 수는 전년보다 2.3% 감소한 1909명이었지만, 사망 원인 1위인 극단적인 선택이 957명(50.1%)으로 절반이 넘었다. 극단적인 선택은 2011년부터 10년째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청소년=청소년(13∼24세) 17.7%는 코로나19 이후 가족과의 관계가 가까워졌다고 응답했지만, 10명 중 2명(18.7%)은 코로나19 이후 절친한 친구와 관계가 멀어졌다. 친구들과의 대면 활동 등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10∼19세 청소년 37.0%는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었다. 이 비율은 2019년 30.2%였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35.8%로 치솟았다.

학교 온라인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낮았다. 청소년(13∼18세) 92%가 원격수업을 경험했지만, 이 중 60.7%는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원격수업 부실 논란이 꾸준히 불거진 탓인지, 초·중·고등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전년 대비 9%포인트 증가한 75.5%로 조사됐고, 주당 평균 사교육 시간 역시 전년 대비 1.4시간 늘어난 6.7시간으로 나타났다.

◇‘남녀평등’ 인식 소폭 감소, ‘우리 사회 신뢰’ 응답률 절반 그쳐=‘남자와 여자는 모든 면에서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 초·중·고등학생은 96.8％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2014년(93.5％)부터 2020년(97.1％)까지 조금씩 계속 상승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전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여학생(97.9％)이 남학생(95.7％)보다 성평등 의식이 강했다. 우리 사회를 신뢰한다고 답한 청소년(13∼24세)은 절반가량(54.6％)에 그쳤다. 이 비율은 남자 54.7％, 여자는 54.4％였다. 10대(13∼19세)의 신뢰도는 59.3％로, 20대 초반(20∼24세)의 신뢰도(49.4％)보다 높았다.

◇청소년 전체 인구는 줄고, 다문화 청소년은 늘어= 올해 청소년(9∼24세) 인구는 814만7000명으로 총인구의 15.8％다. 지난해 16.2％ 대비 0.4%포인트 감소했다. 1980년 1401만5000명이었던 청소년 인구는 2060년에는 3분의 1(454만5000명) 수준으로 떨어지고, 총인구에서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중도 1980년 36.8％에서 2060년에는 10.7％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청소년 중 학령인구(6∼21세)는 2022년 기준 748만2000명(14.5%)에서 2060년에는 416만7000명(9.8%)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전체 초·중·고 학생 수는 줄었지만, 지난해 다문화 학생은 16만58명으로 전년 14만7378명보다 8.6％ 증가했다. 전체 초·중·고 학생 중 다문화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2013년 0.9％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