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양극화, 민주주의에 큰 도전… 타협·소통만이 해법”

  • 문화일보
  • 입력 2022-07-08 11:45
  • 업데이트 2022-07-08 11:46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문화미래리포트 2022’ 참석자들이 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 안내데스크에서 등록을 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 ‘문화미래리포트 2022’ 대한민국 리빌딩 : 통합과 도약
1세션 - 국민통합과 민주주의 리더십

정치적 분쟁·충돌이 민주 저해
IT기술 발전하며 양극화 심화
포퓰리스트들은 전략으로 활용

권위주의 vs 자유민주 투쟁 중
파트너십 통해 우위 확보하면
21세기 글로벌주도권 가질 것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문화미래리포트(MFR) 2022’의 1세션에서는 ‘국민통합과 민주주의 리더십’을 주제로 한 세계적 석학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1세션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런 애스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가 민주주의의 역할을 저해한다는 지적과 함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기술과 제도의 올바른 활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번째 연사인 존 아이켄베리 프리스턴대 정치학과 석좌교수는 자유민주주의 국제질서의 회복을 통해 권위주의와 자유민주주의 간 투쟁 상태를 극복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애스모글루 “정치적 양극화가 민주주의 저해…국가와 사회 균형 중요”= 애스모글루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서 “정치적 양극화는 타협과 제도 간의 소통이 어려워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애스모글루 교수는 “독재가 이뤄지고 비민주국가일수록 정치적 분쟁 또는 충돌은 정치적 양극화에 기여하며 민주주의에 도전을 가져온다”며 “오늘날 세계화로 인해 기술과 소셜미디어, 권위주의 포퓰리스트가 정치, 사회적으로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의 변화, 세계화가 불평등을 악화시켰고 사람들의 야망을 부풀렸다”며 “기술의 발전은 독재 국가에서 더욱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 사례로 중국의 톈안먼(天安門)에 안면인식카메라가 설치된 것이나 SNS를 통해 민족 감정을 부추기는 일부 독재 국가의 지도자들을 거론했다. 이와 관련해 애스모글루 교수는 “정치를 양극화하는 권위주의 포퓰리스트의 출현은 국가의 힘이 비대칭적으로 강할 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애스모글루 교수는 “민주주의의 미래가 암울한가”라고 질문을 던진 뒤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사회적, 경제적 힘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정치 담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면서 “자유라는 본성, 자치라는 것의 함의는 반드시 균형을 잡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자유 없이 기술만 발달한 위험 사례로 들었다. 그는 “중국은 비민주국가이지만 기술을 가진 나라”라면서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는 제도인데, 제도가 완전 부재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애스모글루 교수는 “국가와 사회의 힘이 균형을 잡지 못할 때 ‘좁은 회랑’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면서 “국가와 사회 사이의 균형을 맞춰 ‘좁은 회랑’을 지날 때 시민의 자유 증진과 국가 번영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감독하고 감시하는 기술이 아닌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이켄베리 “자유민주주의 국제질서 복원 여지 많아”= 아이켄베리 석좌교수는 최근 국제 질서와 관련, “권위주의 국가와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의 투쟁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나 미·중 전략 경쟁 등 혼란 속에 국제 질서와 규범이 급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자유민주주의 국제질서가 계속해서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은 복잡한 국제질서의 근간이 될 수 있다”며 “우선 상호 취약성,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진 국가가 모여 논의하면서 자유민주주의제도의 안정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 경제, 안보 상황에서 자율성이 다소 줄어든다 하더라도 협력에 기반해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얻는 장점이 더 크고,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생긴다”면서 “이런 국가 간의 ‘협력적 사업 관계’를 통해 자유민주주의 국가 관계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자유민주주의 국제질서가 복원되는 데에 희망의 여지가 있다”며 “유럽연합(EU)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단합시키는 카리스마적 역할을 하고 있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엔도 국가 간 연대를 통해 동맹관계가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반드시 미국과 러시아의 양대 구도로만 살펴볼 것이 아니라 잘 조율된 국가들의 활동을 통해 국제 질서의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 국가들이 투명성과 호혜성 등 가치와 시민사회 활동 등을 반영해 함께 단합하고 시스템 차원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동맹과 파트너십을 통해 우위를 확보하고 여러 규범과 원칙을 통해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는 국가가 21세기의 주도적 질서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진·최지영·조재연 기자 klug@munhwa.com
관련기사
김유진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