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경험한 논리 수준’...이준석, 당 비대위 논의 직격

“와중에 숫자 안 맞아서
회의를 못 여는 건 양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당의 징계 이후 각 지역을 돌며 당원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월 27일 경북 울릉군 울릉도 방문을 마친 후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대표의 징계와 일부 최고위원들의 사퇴 선언,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사퇴 등 연이은 지도부 혼란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국민의힘에 대해 이 대표는 당의 논의 과정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퇴 선언을 한 최고위원들을 모아 사퇴는 했지만 아직 사퇴서는 안 냈으니 ‘최고위원들이 사퇴해 비상상황’이라는 이야기를 표결하는 자체가 제가 1년간 경험해 온 논리의 수준”이라고 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그는 “그 와중에 숫자 안 맞아서 회의를 못 여는 건 양념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이 사퇴 의사를 밝혔음에도 아직 사퇴서가 당 사무처에 접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대위 전환’을 위한 최고위 의결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자, 이 대표는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을 그만 두겠다고 선언하고선 다시 최고위원 자격으로 ‘다른 사람들이 사퇴했으니 지도부 기능이 상실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라는 것이다. 특히 ‘숫자 안 맞아 회의를 못 연다’는 이 대표의 언급은 이미 사퇴 의사를 밝힌 일부 최고위원 등이 최고위 회의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비롯해 당내 ‘이준석계’ 인사들은 지도부의 비대위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현 지도부가 해체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면,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가 해제된 후에도 이 대표가 당대표 업무에 복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