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 내년 본격 시행 나무의사 제도 ‘관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 ‘나무의사’가 병충해 피해를 본 보호수에 수액을 주입해 치료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산림청, 내년 6월 수목진료 ‘나무의사’ 제도 전면 시행
응시자격· 시험 등 진입 장벽 높아… 현재 742명 배출
취득 어렵지만 급여 수준 아직 ‘열악’… 향후 성장 기대

“나도 나무의사 도전해볼까?”

나무의 병해충 피해를 예방하거나 진료 및 치료를 하는 전문가인 ‘나무의사’ 제도가 내년 본격시행을 앞두고 주목받고 있다.

3일 산림청은 2023년 6월28일부터 나무의사 제도를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나무의사 제도는 기후변화와 국제교류 증대로 수목 병충해 피해가 다양해지는 추세지만, 비전문가의 부적절한 약제 살포 등이 만연해 이를 사전 차단하고 전문화된 수목진료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 2018년 처음 도입됐다. 이후 5년간의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내년부터 제도 시행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 제도를 30여 년 전 도입했다.

정종근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장은 “지난 2015년 산림청이 전국 아파트단지와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비전문가에 의한 수목방제가 92%에 달했다”며 “전문적이고 안전한 수목진료 체계를 구축해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 환경을 조성하고 국민 건강도 보호하자는 것이 나무의사 제도의 시행 취지”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나무의사와 수목치료기술자를 고용한 ‘ 1종 나무병원’만이 가로수, 공원, 아파트 단지, 학교 등 생활권 주변의 녹지에 대한 수목 병해충 방제나 나무 치료 및 진료 행위를 할 수 있다.

공공기관·자치단체 등은 나무에 대한 진료와 치료는 반드시 전문가를 고용한 1종 나무병원에 맡겨야 한다. 1종 병원은 나무의사 2명 또는 나무의사 1명과 수목치료기술자 1명 이상을 둬야 한다. 나무의사 1명이나, 수목치료기술자 1명만 두면 되는 2종 병원은 내년부터 폐지된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나무병원은 1400여 개에 이른다. 1종 나무병원이 560여 개, 2종 나무 병원이 860여 개다.

제도 도입 이후 현재까지 배출된 나무의사는 742명, 수목치료기술자는 3623명에 달한다. 나무의사가 진단·처방을 담당하는 ‘의사’ 역할이라면 ‘수목치료기술자’는 지시에 따라 현장 업무를 시행하는 ‘간호사’역할을 한다.

나무의사가 되기 위한 자격 기준은 까다롭다.

나무의사 자격시험에는 수목진료 관련 석사 또는 박사학위를 갖고 있거나, 수목진료 관련 학사학위자로 관련 분야 1년 이상 경력자가 응시할 수 있다.

또 산림 및 농업 분야 특성화고 졸업 후 3년 이상의 경력이 있거나, 관련 분야 산업기사 등을 취득해도 응시가 가능하다. 산림 분야 기능사 취득 후 3년 경력, 수목치료기술사 자격 취득 후 4년 경력, 수목진료 분야 5년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도 도전할 수 있다.

이들 자격을 가진 사람들은 나무의사 양성기관에서 150시간 이상의 양성교육을 이수해야만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다.

시험 과목도 만만치 않다. 1차에는 수목병리학, 수목해충학, 수목생리학, 산림토양학, 수목관리학 등이다. 2차 실기시험은 약제처리와 외과수술 등이다. 나무의사 시험을 준비 중인 한 60대 퇴직 공무원은 “합격률이 5% 미만으로 알고 있다”며 “수년 전 합격자가 1명에 불과할 정도로 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재시험이 실시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2019년 52명, 2020년 237명, 2021년 250명, 2022년 203명이 각각 나무의사 자격증을 땄다.

나무의사의 진입문턱은 높은 데 비해 연봉 등 처우는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과 업계 관계자는 “나무병원의 규모에 따라 매출 격차가 극심 하지만, 나무의사의 평균 월급여는 300만 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며 “제도가 정착돼 시장이 커지면 향후 처우가 대폭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