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홀드미타이트
미국 뉴욕을 여행하다가 느지막한 시간에 혼자 들어간 100여 년이 넘는 유명한 샌드위치 가게.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여주인공 멕 라이언이 연기를 펼쳤던 곳으로도 알려진 곳. 이 넓고 활기찬 파스트라미 샌드위치집에서 얼마나 많은 이가 저마다의 추억을 안고 돌아갔을까 생각해 봤다고 했습니다. 오픈 주방에서는 큼지막한 파스트라미 덩어리들을 쓱쓱 썰어 빵 안에 담뿍 올려 건네는 단순 작업이 반복됩니다. 접시 위에 놓인 파스트라미 샌드위치 하나에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흥분된 표정과 만족스러운 얼굴들. 이 전체적인 감흥을 잊지 못해 몇 년간의 준비를 거쳐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닙스 NewYork Pastrami Sandwich’라는 이름으로 파스트라미 샌드위치 전문점을 오픈한 이가 있습니다.
10여 년이 넘는 시간 ‘소풍’ ‘차돌소풍’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꼼꼼한 취향과 고기에 대한 애정으로 브랜드를 유지해 온 양세열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결혼기념일에 맞춰 떠난 뉴욕 여행에서 맞닥뜨린 이 파스트라미 샌드위치가 오랫동안 머릿속을 맴돌아 결국 한국에서 이 풍성한 맛을 맛볼 수 있는 곳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고 합니다.
파스트라미는 유대인이 많은 뉴욕에서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소고기 양지나 차돌박이 부위인 브리스킷을 지방을 제거하고 진한 향신료들로 염지해 낮은 온도에서 오래 훈연한 고기를 파스트라미라고 합니다. 동유럽, 특히 루마니아에 정착한 유대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음식입니다.
미국으로 이주한 루마니아 출신 유대인들이 간단히 식사와 식재료를 판매하는 델리카트슨을 열고 얇게 저미듯 썰어 낸 파스트라미를 빵 속에 끼워 판 데서 시작된 것이 바로 뉴욕을 대표하는 샌드위치가 됐습니다.
현지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것도 좋지만 한국인에게 알맞은 염도와 밸런스를 고려해 양파잼과 오렌지를 넣은 백김치와 토마토 피클과 같은 포인트를 곁들인 것이 닙스의 차별점입니다. 좋은 고기를 풍성하게 쌓아 올린 이 비주얼에 흔들리지 않을 이 어디 있을까요.
부챗살과 차돌양지를 직접 염지한 후 스모크하는 과정 모두 닙스에서 이뤄집니다. 치즈는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메뉴의 이름은 ‘홀드미 타이트(Hold me tight)’. 말 그대로 꼭 움켜쥐고 육즙이 촉촉하게 머물러 있는 샌드위치를 베어 무는 상상을 해보시지요. 반쪽만 먹어도 포만감이 가득한 이 파스트라미 샌드위치는 특유의 중독적인 매력이 있습니다.
닙스에서만 맛볼 수 있는 디저트 쿠키토우와 스노우맨도 빼놓지 마시길. 스노우맨은 ‘밀갸또’의 고제욱 셰프와 함께 만들어낸 슈크림 디저트입니다. 언뜻 샌드위치와 어울릴까 고민은 되지만 부드러운 커스터드와 상큼한 라즈베리 터치가 마지막을 달콤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마법의 디저트로 활약합니다. 연휴를 마무리하고 뉴욕의 맛을 담은 특별한 테이스트를 맛보는 도전을 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0길 8 / 11:00~20:00, 월요일 휴무. www.instagram.com/nyps_seoul/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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