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 폭발사고에 “북한 공격인가?”…군 당국 늑장 발표로 주민들 ‘불안의 밤’

  • 문화일보
  • 입력 2022-10-05 08:31
  • 업데이트 2022-10-0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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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맘카페, SNS 등 ‘무슨 일이냐’ ‘불안하다’ 영상·사진 퍼져
“텐진 폭발 사고 영상 같다”, “가짜 아니냐” 갑론을박도
당국 공식 발표 없이 외신서는 ‘한국 공군 기지 폭발 사고’ 보도까지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5일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실시한 미사일 사격(왼쪽)으로 추정되는 사진과 ‘현무-2’ 탄도미사일 낙탄사고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모습(오른쪽).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5일 새벽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미사일 사격 과정에서 ‘현무-2’ 탄도미사일의 낙탄 사고가 발생했지만, 공식 발표 한참 전부터 SNS에서는 사고에 관한 불안감이 일찌감치 퍼지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군에서 엠바고(보도 시점 유예)를 건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며 군 당국의 대응을 의심하기도 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강릉 현지 주민의 촬영 영상. 트위터



페이스북 등 온라인상에서 이번 사고에 대한 글과 영상이 게시된 것은 최소 5일 오전 0시 전후쯤부터로 확인된다. 한 이용자는 이날 오전 1시 3분쯤에 게시한 글에서 “강릉 군부대에서 방금 폭발사고가 있었다고 한다”며 “무언가 날아와 터졌다는데 북한의 공습인지 비행기 추락인지 뉴스는 안나온다”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어두운 하늘에 커다란 불길이 솟아오르는 영상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부터는 보다 구체적인 사고 상황이 인터넷상에서 속속 확대됐다. “폭발음이 3번 들렸다” “군에서 사고 발생을 인정했으나 ‘보안사항이라 답하기 어렵다’고 반응했다” 같은 내용이 퍼져 나갔다.

각종 ‘맘카페’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고 영상과 사진이 ‘쇼츠’(짧은 동영상) 등으로 편집돼 연이어 올라왔다. 국내 대형 온라인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에서는 4일 오후 11시50분쯤 별다른 설명 없이 ‘강릉 영상’이라는 화재 영상이 게시됐다. 네티즌들은 댓글에서만 군 관련 사고 혹은 비행기 추락 사고 아니냐는 추측을 제시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북한의 공격이냐”라는 의혹이나 “(지난 2015년 발생한) 중국 톈진(天津)항 폭발사고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비현실적이라며 ‘가짜가 아니냐’라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갑론을박도 이어졌다.

이후 오전 1시쯤부터는 화재에 앞서 이번 사고와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군의 미사일 발사 장면 추정 영상이 온라인에 게시되면서 이번 화재가 군 관련 사고라는 지적이 속속 이어져 나왔다. 일부 인터넷매체는 사고 지점 인근에 위치한 제18전투비행단 관계자를 인용하며 “사고인 것은 맞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군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다.

일부 외신에 ‘한국 공군 기지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가기도 했다. 호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5일 오전 속보로 동영상과 함께 “한국 공군 기지에서 발생한 폭발은 사고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5일 오전 방송된 호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뉴스 영상 캡처



결국 군 당국은 이날 오전 7시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훈련이 있었다고 발표하면서 사고 소식도 함께 공개했다. 이번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에서 우리 군과 주한미군은 에이태큼스(ATACMS) 각 2발 총 4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해 가상표적을 정밀타격했다. 그러나 이번 사격에서 발사된 현무-2 탄도미사일은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을 하다 기지 내로 낙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은 원인을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 당국이 사고 발생 후 적시에 발표하지 않아 부대 인근 주민과 온라인상에서 소식을 접한 국민들이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사일이 낙탄하면서 발생한 강한 섬광과 굉음에 놀란 강릉지역 주민의 문의가 관공서와 언론에 쇄도했으나 군은 ‘훈련’이라는 안내조차 없어 밤새 혼란이 이어졌다.

박준희·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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