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배심 제도’ 일반시민이 기소여부 결정… 트럼프 ‘유·무죄 입장’ 심리절차 등 남아

유죄평결 받아도 대선출마 가능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30일(현지시간) 미 전·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기소하는 결정을 내려 한국 형사사법시스템에 없는 ‘대배심’(grand jury) 제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에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향후 판사 앞에서 유·무죄 관련 입장을 밝히는 죄상인부심리, 준비심리, 정식재판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인데 헌법에 따라 재판 중이거나 유죄평결을 받아도 대선 출마에는 별다른 제약이 없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검찰의 대배심 제도는 18세 이상 일반시민이 검찰 수사내용을 검증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행정부의 사법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미 헌법 제5조에서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중죄는 대배심 기소가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흔히 미 드라마 등에 등장하는 법정 장면에서 피고의 유·무죄를 판가름하는 배심원(trial jury) 제도와 달리 유·무죄가 아닌 기소 여부만 결정한다. 이번에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결정한 뉴욕주의 경우 23명이다. 기소 결정에는 최소 16명 이상 출석해 전체 과반인 12명 이상 동의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후 사법절차 역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진출두를 끝까지 거부하면 마러라고 자택이 소재한 플로리다주 당국에 체포 및 뉴욕주 압송을 요청하게 된다. 이후 절차는 피고인이 검찰이 적용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할지, 무죄를 주장할지 입장을 밝히는 죄상인부심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죄 주장 가능성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판사가 석방 여부를 결정한다. 또 미국 헌법에 적시된 대통령 후보 조건이 35세 이상, 시민권자, 최소 14년 이상 미국 거주에 그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 중이거나 유죄 판결을 받아도 내년 대선 출마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