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대 적자에 하루이자만 10억인데… 코레일 노조, 쇄신 대신 파업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4 11:53
  • 업데이트 2023-09-1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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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평소보다 한산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총파업 첫날인 14일 오전 서울역이 평소보다 한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 오늘부터 총파업… 커지는 개혁론

경영악화속 올 부채 20조 넘어
향후5년 연 3700억 적자 추산
노조는 민영화 반대 명분 파업

국토부, 파업후 개혁 본격 착수
철밥통 깨뜨려서 경쟁력 강화


윤석열 정부가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핵심 사업장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대해 대대적 개혁에 착수하기로 한 것은 코레일 내부가 국민 안전보다 노조의 정치적 영향력 유지를 더 우선시하는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연이은 철도 안전사고뿐 아니라 대규모 적자까지 전망되는데도 내부 쇄신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는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 조직 축소 등 개혁의 고삐를 좨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1조2089억 원이 넘는 당기순적자가 전망된다. 앞으로 5년간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만도 1조8550억 원으로 추산된다. 연평균 3710억 원(하루 약 10억 원)인 셈으로, 올해 부채 추산액 역시 20조7634억 원으로 5년 전(2019~2023년) 재무전망 기준보다 6조6293억 원이나 늘었다. 유 의원은 “정상적인 경영 여건으로도 하루 이자비용만 10억 원씩 발생하는 현실임에도 철도노조는 무리한 요구로 파업에 돌입했다”며 “철도노조는 즉각 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에 복귀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코레일 서울본부에서 노조 파업 관련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정부는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대대적 코레일 개혁을 준비하고 있다. 국토부는 철도노조의 이번 시한부(14~18일) 파업이 마무리된 이후 철도시설 유지·보수와 철도 관제 업무 개편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올해 초 ‘철도안전체계 심층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하며 코레일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조만간 공개될 이 용역 내용에는 코레일이 보유하고 있는 철도시설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분리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철도운영사인 코레일이 안전을 책임지는 시설 유지·보수까지 함께 갖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으로, 현재 코레일의 3만 명 직원 중 유지·보수 인력은 7000명 정도다. 이들이 분리될 경우 코레일 노조 세력 약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국토부는 코레일 노조가 또다시 ‘철도민영화 반대’ ‘KTX와 SRT 고속철 통합’ 등 정책 사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파업 명분으로 삼는 것을 보며 개편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노조가 오는 11월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인 만큼, 개편 작업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국토부 장관으로서 마지막 과제로 코레일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원 장관은 지난해 11월 영등포역 무궁화호 열차 이탈 사고 직후 “사고가 끊이지 않는 코레일은 이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며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이 같은 사고들이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 사장 재임 시에 발생했다는 점도 국토부는 문제로 보고 있다. 철도노조가 3년 임기 사장을 주물렀기에 “사장은 유한하고, 노조는 영원하다”는 말이 코레일 내부에 회자될 정도였다.

박정민·이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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