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유가보조금 등 ‘물가안정 추가예산’ 검토

정부, 유가 100달러 넘으면 지급
수입원재료 할당관세 인하 확대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농가에 유가보조금 지급 등 재정을 투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설탕 등 가공식품 등에 대해서는 수입원료에 한해 할당관세 인하 추가 적용이나 원료 매입자금 지원 등을 적극 추진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6일 문화일보에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를 전제로 내년에 농가들에 유가보조금 추가 지급 등 재정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물가 안정을 위해 생산 농가에만 희생을 강요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생산비 절감을 위한 유가보조금 지급 등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안 검토는 10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와 유가연동 보조금 지급을 연장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물가를 잡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농가 유가보조금 직접 지급을 먼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부는 수입 원재료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 인하 추가 적용과 가공식품 기업들의 원료매입자금 지원 확대 등도 내년도 물가안정 예산에 반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건전재정 기조에 따라 유가보조금 지급이 필요하다고 보는 적정선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경우로 한정해 검토하고 있다. 또 야당의 무분별한 재정 투입에도 선을 긋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기업 투자 장려책인 투자세액공제를 소비 부문에 적용하는 ‘임시소비세액공제’ 신설이나 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 과도한 재정 투입이 따르는 대책은 건전재정 기조에 어긋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서민 부담이 나날이 커지면서 역대급 이자 수익을 올린 금융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6개 금융업권협회 회장단 및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만나 “국가 경제의 허리를 지탱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줄여줄 수 있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정민·전세원·박정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