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경영계 “법체계 근간 흔들려”… 노동계 “개정안 조속히 공포해야”

■ 국회 통과한 ‘노란 봉투법’ 특별좌담

양측 입장차 ‘팽팽’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후 정부와 경영계는 전면 반대 입장이지만, 노동계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조속한 공포를 촉구하는 등 팽팽히 맞서고 있다. 최근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기구 복귀로 노·정 관계 긴장이 완화되는 분위기였지만, 개정안으로 인해 또다시 경색 국면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3일 노동계·경영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후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수십 년간 쌓아온 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나라의 기업과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당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또한 “노동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비통한 심정을 억누르기 어렵다”며 “법률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대한민국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와 경영계는 △사용자 개념 확대 △쟁의범위 확대 △손해배상 제한 등 개정안의 법률적 허점으로 인해 향후 산업 전반에 혼란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윤 대통령에게 조속한 개정안 공포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17일 대통령실과 고용부에 ‘노동조합법 2·3조 개정법률에 대한 조속한 시행 촉구’ 공문을 보내며 “개정법은 하청 노동자들의 교섭 요구에 대한 원청 사용자의 교섭 기피와 과도한 손해배상(소송)·가압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취약 계층을 두텁게 보호하겠다는 국정 기조에도 부합하는 만큼 재의권 건의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안팎에선 윤 대통령이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선 개정안에 대한 찬성 여론이 다소 우세하다. YTN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19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는 답변이 51%, ‘거부해야 한다’는 답변은 29%였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