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용산 향해 구호 외치는 양경수 2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양경수(가운데) 민주노총 위원장 등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의 공포를 촉구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NL 계열 출신… 정부와 대립각
노조법 개정안 등 놓고 세력 과시
진보연합정당 구축 가속화될 듯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사상 첫 연임에 성공한 양경수 현 위원장이 당선 일성으로 또다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며 향후 3년간 강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해 노·정 갈등이 심화할 전망이다. 민주노총 내 정파 구도에서 양 위원장 계열인 ‘민족해방(NL) 패권주의’가 더욱 공고해지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보연합정당 구축 등 정치 활동이 더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이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보다는 여전히 정치투쟁에 매몰돼 있다는 노동계 내부의 비판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양 위원장은 지난 21∼27일 민주노총 제11기 지도부 선출 투표에서 36만3246표(56.61%)를 득표해 20만1218표(31.36%)를 얻은 박희은 후보를 제치고 위원장에 당선됐다. 양 위원장은 당선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윤석열 정권 퇴진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민중의 요구”라며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고 노동자의 새로운 희망을 세워냅시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번 선거를 언급하며 “윤석열 정권과의 투쟁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변화와 혁신의 기관차가 되어야 한다는 포부를 가득 안고 임했던 선거”라고 밝혔다. 윤 정부 취임 직후부터 벌였던 대정부 투쟁 기조를 향후 위원장 임기 3년 동안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번 선거는 NL 계열의 양 위원장과 ‘민중민주’(PD) 계열 ‘전국 결집’을 대표한 박 후보 간 대리전 양상을 보이면서 정파 경쟁 구도였다. 특히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을 두고 노정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전후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노동계가 세 과시에 나서며 정부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노총의 정치투쟁을 놓고 노동계 내부 거부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노조 등 젊은 세대는 조합원의 이익보다 대정부 투쟁 등을 외치는 기득권 거대 노조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민주노총은 왜 젊은 세대 노동자들이 그들의 주장을 외면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민주노총 선거의 전체 투표율은 63.97%(재적 100만2989명 중 64만1651명 투표)로 집계됐다. 양 후보와 러닝메이트로 나선 이태환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장과 고미경 전 민주노총 기획실장이 각각 수석부위원장과 사무총장을 맡게 됐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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