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前대통령 ‘스며들다’展
13일 한전아트센터 갤러리서
2008년 취임이후 ‘속성과외’
“먹 스미듯 정책성과 스며들길”
10년간 쓴 작품 97점 선보여
내년 총선 앞두고 행보 관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는 13일부터 21일까지 자신의 첫 서예전을 개최한다. 신년화두로 가로로 쓴 ‘시화연풍’은 ‘나라가 태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는 의미다. 이명박 재단 제공
“영광과 아픔, 잘잘못을 넘어….”
이명박(사진) 전 대통령이 오는 13일 서예전을 개최한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정치적 의미가 담기지 않은 ‘순수한 전시회’라고 밝혔다.
11일 제17대 이명박 대통령 기념재단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의 서예전 ‘스며들다’ 개막식이 13일 오후 3시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서예전에서는 매년 새해 아침 발표했던 신년 화두와 이·취임사 등 연설문, 시문, 성경 말씀 등 퇴임 후 10년 동안 쓴 서예 작품 97점을 선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국정철학이 담긴 주요 연설문과 신년 화두 등을 붓으로 다시 쓰며 국민과 함께 일했던 순간을 되새겼다. 대표작으로는 취임 첫해 신년화두인 ‘시화연풍(時和年豊·나라가 태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이 있다. 국민이 화합하고 경제가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해서체로 썼다. 논어에 나오는 ‘사무사(思無邪·생각에 잘못됨이나 간사함이 없음)’, 창조경제 중요성을 함축한 ‘창조적 도전’도 눈에 띄는 작품이다. 이 전 대통령이 어머니 고 채태원 여사를 그리워하며 쓴 자작시와 성경 시편 필사 육필 원고도 전시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전시회는 오는 21일까지 진행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세로로 쓴 ‘수도선부’는 ‘물이 불어나면 큰 배가 저절로 떠오른다’는 뜻이다. 이명박 재단 제공
이 전 대통령은 도록에 수록된 머리말을 통해 “꿈과 일과 생각으로 남은 내 삶의 흔적들을 여기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앞에 내어놓는다”며 “영광과 아픔, 잘잘못을 넘어 같이 살아온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나누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종이에 먹이 스며들 듯 재임 중 정책 성과가 국민의 삶 속에 스며들기를 바라는 희망과 퇴임 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웃과 함께하는 삶 속에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예전 제목을 ‘스며들다’로 정했다고 이명박 재단 측은 설명했다. 개막식은 이 전 대통령의 인사말과 맹형규 이명박 대통령 기념재단 이사장의 개막사, 김소엽 시인의 축시 낭송 순서 등으로 진행된다.
이 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서예를 배운 건 2008년 취임 이후였다. 재임 중 각계각층, 산하기관으로부터 ‘휘호’ 요청이 잇따라 필요에 의해 속성 과외를 받았다. 5년 임기 동안 그가 쓴 휘호들은 인천대교, 경인아라뱃길, 백두대간 이화령,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독도, 헤이그 이준열사기념관, 북극다산기지 등에서 비석·현판·주춧돌이 됐다.
이 전 대통령은 “나는 예(藝)를 추구하는 전문 작가가 아니고, 아마추어 중에서도 초보다. 당연히 운필이 서툴고 서체가 흔들린다”며 “이렇게 미흡한 글씨들을 세상에 내놓는 까닭은 내 삶의 호흡과 맥박을 많은 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소망에서”라고 밝혔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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