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일이 재미없어 직장서 버티기가 힘든데, 즐길 수 있을까요?[마음상담소]

  • 문화일보
  • 입력 2023-12-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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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졸업 후 세 번째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각각 1∼2년 정도 다녔는데 회계, 총무, 기획, 인사를 다 해봤지만 전부 재미가 없습니다. “내 적성에 맞는 일이 과연 있을까?” 전공과 무관하게 코딩이나 영상편집 등을 배울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일을 열심히 해왔지만, 평생 일할 만한 안정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다 보니 “내가 진짜 무엇을 이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어떤 일이든 주인의식을 가지면 재미있다는데, 아무래도 월급 받는 입장에서 노력해도 그런 마음은 생기지가 않고 적성에 맞지 않으니 답답합니다. 자영업을 하면 열정적으로 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두려움이 앞서네요. 오늘도 퇴근 시간만 기다리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습니다.

A : 일에 대한 환상 내려놓고 현실 바라보는 자세 필요

▶▶ 솔루션


깨어있는 시간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것이 업무 시간입니다. 만약 내가 선택한 직업으로 재미를 느낀다면 커다란 행운일 것입니다. 그러나 업무라는 것은 놀이와 달리 경제활동으로서 소득을 창출하는 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재미를 느낀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큰 문제라고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지루함이라는 것은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경고입니다. 하지만 의미가 없다는 것에는 주관적인 측면이 꽤 있습니다. 일을 하는 그 순간이 굉장히 즐거워야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을 통해서 수입이 생기고, 이를 통해 가족 또는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도 큰 의미입니다.

게다가 퇴근 시간만 기다리면서 산다는 것은 굉장히 불행한 삶은 아닙니다. 퇴근 후에 기다릴 수 있는 즐거움과 좋은 인간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시간이나 똑같이 행복을 느끼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루한 시간이 더 행복한 순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일하는 시간이 재미없다고 해서 굉장히 잘못 사는 것은 아닙니다.

남의 일은 쉽고 재미있어 보이기 때문에 인기 직업에 대해서는 좀 더 경계를 갖고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유행하는 옷이라고 꼭 내 몸에 잘 맞는 것은 아니니까요. 확실히 의미와 재미를 추구할 대안을 발견한다면, 그때 그만둬도 좋습니다. 특히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현재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무작정 그만뒀다가 계획보다 오래 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적인 경제적 부분이 보장되지 않으면, 불안과 우울이 장기화되기 쉬운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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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보다도 직장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 즉 급여 지급에 있어서 날짜나 조건 등이 상이하다면 이직을 고려해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회사의 주인이 아니고, 회사의 이윤이 내 이득으로 곧바로 연결되지 않는데 어떻게 억지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일에 대한 환상을 내려놓고 현실을 바라보는 자세를 가질 때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좀 더 편해질 수 있습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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