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주민 “국회 이전 찬성… 지방소멸 위기 해결에 도움”

“개발 제한도 푼다니 큰 기대”
“국회 주변 자영업 타격” 의견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 이전해 여의도의 낡은 구태·특권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강벨트·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의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을 두고 한강벨트 지역 시민들은 “지방 분권을 위해 필요하다” “여의도 주변 자영업자들은 힘들어질 것”이란 반응 등으로 찬반이 나뉘었다.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에서 만난 김모(여·22) 씨는 “세종으로 국회를 옮기는 제안에 찬성이다. 서울에 사람들이 몰려 있어서 사는 데 불편함이 많고 주변 개발제한까지 풀어준다고 하니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등포역에서 만난 허모(71) 씨도 “지금 우리나라는 지방소멸 위기에 빠져 있다”며 “단순히 세종시뿐 아니라 국가기관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게 지방소멸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반응했다. 반면 우려 목소리도 있다. 여의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62) 씨는 “민생경제가 정말 힘든데 국회까지 세종시로 옮긴다고 하면 나 같은 사람은 다 죽으라는 소리”라고 말했다.

수도 이전을 처음으로 추진했던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수도 자체를 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전 총장은 “(국회를) 쪼개서 가는 거는 효율적이지 않다. 가려면 아주 거기로 옮겨야 한다”며 “한 위원장이 머리를 맞대고 옮긴다고 하면 대통령실도 (가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공약대로 수도 이전이 이뤄지면 수도권 과밀화 (해결과) 균형 발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 헌법재판소, 검찰청 이전도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래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치권도 민심 영향에 촉각을 기울이며 여권 인사들은 적극적인 환영을, 야권에선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서울시로서는 하고 싶었던 일”이라며 “국회의사당 세종시 이전이 현실화하면 서여의도의 고도제한을 풀 수 있게 된다. 여의도를 아시아 금융 허브로 만들겠다는 평소 비전을 풀 바탕이 마련된다”고 강조했다. 류제화 국민의힘 세종갑 국회의원 후보도 “시민이나 충청도민 모두 굉장히 환영한다. 집권여당이 행정수도 세종을 완성한다는 의지를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야당 공약이기도 했던 만큼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국회 이전에 찬성하며 “사법, 사정 관련 기관들도 이전해야 된다”고 했다.

염유섭·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