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보기관 협력 가능성…국정원 대공수사권 복원해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0년 12월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있는 대외정보국(SVR) 앞에서 열린 SVR 설립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대외정보국장 최근 방북
"한·미 대선 사이버 공작 가능"

북한과 러시아 정보기관이 사이버 공작을 매개로 협력을 강화해 한미동맹에 균열을 내고 선거에 개입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 3일 제기됐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이날 ‘러북의 정보기관 협력과 한국 정부의 대응 방안’ 제하의 온라인 시리즈 보고서에서 북·러 정보기관에 대해 "미국, 한미동맹·미일동맹, 한·미·일 안보협력 약화를 목표로 한 사이버 영향력 공작을 실행하기 위해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이 지난달 25~27일 평양을 방문해 리창대 북한 국가보위상과 만나는 등 북한과 러시아는 최근 정보기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정보당국 수장의 방문을 공개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나리시킨 국장의 방북 사실을 공개했다.

오 실장은 "그 동안 러·북 정보기관은 사이버 영향력 공작을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며 이번에도 공동의 적인 미국에 대해 사이버 영향력 공작을 실행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특히 러시아가 지난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한 것처럼 올해 미 대선에서도 가짜뉴스, 허위정보 등을 퍼뜨려 러·북에 유리한 정치인의 당선을 돕고, 미국의 민주주의 절차에 대한 신뢰를 약화하려 할 수 있다고 오 실장은 예상했다.

그는 특히 "러·북이 미 대선에 공동으로 개입한다면, 2027년 한국 대선에서 자국의 안보에 위협적인 후보를 낙선시키거나 자국에 우호적인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한 사이버 영향력 공작을 실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맞서기 위한 한국 정부의 대응 방안으로는 사이버안보법 제정과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복원이 제시됐다.

오 실장은 "북한은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파괴와 영토 편입을 추구하기 때문에 대남공작원들과 지하당을 통해 안보 체제를 흔들고, 정권 타도 등 국가 전복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며 "경찰 단독 간첩 수사는 북한 및 해외정보망 부재, 노하우 부족 등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미·일 고위급 사이버협의체와 한·미 전략적 사이버 안보협력 프레임워크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