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중국해 군사적 부상 경계
미·일 이해관계 맞으며 협력
거점 동맹 중심 中대응 방식서
소다자 협의체 ‘포위망’ 전환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중국을 겨냥한 미국·영국·호주 3자 안보동맹체 ‘오커스’(AUKUS)가 8일 일본을 사상 첫 파트너국으로 받아들여 첨단 군사기술 개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오는 10일 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주일미군 강화 등 안보동맹 업그레이드 방안이 발표되는 가운데 공급망 재편 등 경제안보에 이어 유사시 미국 주도 대중국 포위망 구축 등 군사안보 분야에서도 일본의 역할·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그랜트 ？스 영국 국방장관,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일본의 강점과 3국 모두와의 긴밀한 양자 방위 파트너십을 인식하고 필러 2의 첨단 역량 프로젝트에서 일본과의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이 (첫 협력국으로) 고려된 이유는 일본이 가진 강점과 3국 모두와의 국방 파트너십 때문”이라고 밝혀 일본의 오커스 파트너국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일본의 오커스 참여는 남중국해 등을 무대로 한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경계하는 미·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양국은 10일 정상회담을 통해 주일미군 5만4000명의 작전·운용권한 확대 등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군사협력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국은 또 11일 필리핀까지 참여하는 3국 정상회담을 통해 대중국 공조 강화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美 도착한 기시다 8일 기시다 후미오(앞줄 가운데) 일본 총리와 부인 유코 여사가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 도착 직후 열린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은 일본의 오커스 참여 등을 통해 중국에 대한 견제를 한 단계 더 다각화·정교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미국이 다년간에 걸쳐 구축한 거점 중심 구조는 현시점에 적합하지 않다”며 “중대 전환기를 맞아 격자형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한·일 같은 거점 동맹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응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여러 동맹·파트너가 함께하는 다수의 소다자 협의체·동맹체를 통해 훨씬 촘촘한 포위망을 짤 수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특히 일본은 기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와 한·미·일 3국 협력에 더해 오커스, 미·일·필리핀 3국 협력 등에 빠짐없이 참여함으로써 미국의 핵심 동맹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
오커스가 일본을 시작으로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시사함에 따라 한국의 참여 가능성도 주목된다. 오커스 3국 장관들은 “필러 2 프로젝트에 추가 파트너 참여를 위한 원칙·모델을 개발했으며 2024년 잠재적 파트너들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한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참여 우선순위 국가들로 꼽힌다. 한편 이날 미국에 도착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0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 11일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의, 의회 합동연설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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