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출신 14명 중 7명 당선… 양지 출마 6명 전원 ‘금배지’

수도권선 김은혜 제외 전멸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한 용산 대통령실 참모 출신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대구·경북(TK) 등 국민의힘 텃밭에 출마한 6명은 모두 국회 입성에 성공한 반면 수도권에 출마한 7명의 후보 중에서는 경기 성남분당을의 김은혜 전 홍보수석만 승리했다. 수도권에서 참패하고 영남권에서만 그나마 선방한 국민의힘의 성적표에서 대통령실 출신 후보들도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11일 지역구 개표가 종료된 가운데, 용산 출신 14명 중 절반인 7명이 당선돼 생존율은 50%에 그쳤다. 경북 구미을에선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이, 영주·영양·봉화에선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10일 오후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경북 경산에서 최경환 무소속 후보와 맞붙은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개표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다 43.43%의 득표율로 박근혜 정부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4선 의원 출신 최 후보(42.27%)를 1.16%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두 후보 간 표 차이는 1665표에 불과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거나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던 부산 해운대갑의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과 북을의 박성훈 전 국정기획비서관도 기존 국민의힘 지역구 수성에 성공했다. 서울 마포갑에서 충남 홍성·예산으로 지역구를 옮긴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도 무난하게 승리했다. 홍성·예산은 충남 지역에서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분류된다.

반면 수도권에 출마한 용산 출신 후보들은 김 전 수석을 제외하고 줄줄이 낙선했다. 경기 용인갑에선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이, 의정부갑에선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이, 안산갑에선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이 각각 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인천 연수을의 김기흥 전 부대변인과 남동을의 신재경 전 선임행정관, 서울 중랑을의 이승환 전 행정관도 ‘험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단 김 전 수석은 경기 성남분당을에서 접전 끝에 민주당 현역 의원인 김병욱 후보를 따돌렸다. 공천이 취소된 정우택 의원 대신 충북 청주상당에 투입된 서승우 전 자치행정비서관도 낙선했다.

공천이 취소된 뒤 이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를 감행한 부산 수영의 장예찬 후보는 9.18%의 득표율로 선거비 보전도 받지 못하게 됐다. 단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가 50.33%의 득표율로 당선, 민주당 후보의 ‘어부지리’ 당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