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검수완박’ 우려… OECD 실사단 온다

올 상반기 중 실사단 파견 결의
법 개정 후 부패대응 약화 우려
수사상황 점검 및 역량 등 평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뇌물방지 워킹그룹(Working Group on Bribery in International Business Transaction·WGB)이 올해 상반기에 국내에 실사단을 보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이후 한국의 수사 역량을 점검하기로 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WGB는 지난해 12월 5∼8일 프랑스 파리 OECD 본부에서 2023년 4분기 정례회의를 열고 올해 상반기 한국에 실사단 파견을 결의했다. WGB 실사단은 이르면 5월 한국을 찾아 검찰·경찰 등의 부패 수사 상황을 점검하고,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수사 역량을 평가할 예정이다. 정례회의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 내용 등을 담은 관련 법 개정 이후 한국의 수사 지연과 부패대응 역량 약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의결돼 2022년 9월 공포된 ‘검수완박’법은 부패·경제 범죄로 검찰의 직접 수사 영역을 줄인 바 있다. 법무부는 구체적인 WGB 결의 내용 및 실사단 방문 일정에 대해 “외교관계 및 내부 의사결정에 관한 사항으로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WGB는 OECD 뇌물방지협약에 가입한 국가들의 협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법 집행기관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협의를 담당하는 기구다. 한국은 지난 1997년 12월 뇌물방지협약에 가입한 이후 WGB를 통해 부패 대응 역량과 부패 수사 시스템을 평가받아 왔다.

WGB는 검수완박법이 국회를 통과한 2022년 4월에도 드라고 코스 의장 명의의 서신을 법무부에 보내 “(검수완박법) 중재안이 한국의 반부패와 해외 뇌물범죄 수사 및 기소 역량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해 7월에는 정부의 검수완박 입법에 대응한 헌법소원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을 환영한다”며 “개정 법률은 검찰의 국제뇌물범죄 수사 및 기소 역량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