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TSMC vs 인텔… 불꽃튀는 ‘1나노 삼국지’

TSMC “2026년 1.6나노 생산”
삼성 2027년 1.4나노 양산계획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1.6나노 공정을 통한 반도체 생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나노미터(㎚·10억 분의 1m) 전쟁’으로 불리는 초미세 공정 경쟁이 가열하고 있다. 반도체 회로의 폭이 1나노미터대로 좁혀지면서 미세 공정을 고도화하는 데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TSMC는 물론,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 등 글로벌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들은 최첨단 1∼2나노 기술의 상용화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샅바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2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는 2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를 통해 오는 2026년 하반기부터 1.6나노 공정을 통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TSMC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인 Y J 미이는 이날 “새로운 칩 제조 기술인 ‘A16’이 2026년 하반기 생산에 들어간다”면서 “A16 기술을 통해 칩 뒷면에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AI 칩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인텔과 경쟁하고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TSMC가 이날 언급한 ‘A16’ 기술은 1.6나노 공정을 의미한다.

그동안 인텔이 1.8나노 공정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TSMC가 1.6나노 공정 로드맵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TSMC는 그동안 2025년 2나노에 이어 2027년 1.4나노 공정을 통한 생산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그사이 1.6나노 공정 반도체 생산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2나노와 1.4나노 공정 계획은 TSMC처럼 각각 2025년, 2027년에 양산할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좌우하는 미세 공정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인텔은 85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의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따라잡고 2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TSMC와 삼성전자만 가능하다. 인텔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1.8나노 공정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1.8나노는 삼성전자와 TSMC가 양산 중인 3나노보다 앞선 공정이다. 인텔은 1.4나노 공정에서도 TSMC, 삼성과 비슷한 시기 양산을 목표로 한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