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회복이 한국경제 견인”… 국제기구들, 성장 전망 상향

AMRO “올해 한국 성장률 2.3%”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외의 호조를 보인 것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국제기구와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25일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2023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1.4%보다 0.9%포인트 높은 수치다. AMRO는 이 같은 성장률 상향 전망과 관련, “한국 경제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둔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가 성장률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은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점진적인 하락 등에 따라 2023년(3.6%)보다 1.1%포인트 감소한 2.5%로 전망했다.

AMRO뿐 아니라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UBS는 최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3%로 상향 조정했다. 씨티그룹도 2.0%에서 2.2%로, HSBC는 1.9%에서 2.0%로 각각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했다. UBS는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향후 수출과 생산부문이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씨티는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가 한국의 설비 투자 확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성장률 상향의 근거로 꼽았다.

반대로, AMRO는 △높은 물가 수준으로 인한 고금리 장기화 △주요국의 경기 침체 △예상보다 느린 중국의 경기 회복 등을 한국 경제의 단기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긴장 지속에 따른 수출과 투자 부진 △높은 가계부채 수준 △정부부채 증가 등을 중장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또, 정부에 대해 안정적인 물가 수준을 유지하고,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제약적(restrictive) 통화정책 기조 및 금융 안정성 유지, 건전성 제고 및 구조개혁 노력 지속 등을 권고했다.

또, 최근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관련해서 AMRO는 현재 제약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통화 정책을 재조정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올해 경제 회복 추세에 비춰 볼 때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 재정준칙 입법화 노력은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