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콰도르, 대사관 강제진입 ICJ 소송전

멕시코 “치외법권 침해” 제소에
에콰도르 “범죄인 보호” 맞제소

멕시코와 에콰도르가 대사관 강제 진입 사태와 관련해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장에서 맞붙게 됐다. 멕시코가 에콰도르의 대사관 강제 진입과 관련해 “국제 규약 위반”이라며 ICJ에 제소하자, “범죄인을 내주지 않은 멕시코 잘못”이라며 에콰도르가 맞제소에 나선 것이다.

에콰도르 외교부는 29일 호르헤 글라스 전 에콰도르 부통령의 망명 신청을 받아준 멕시코를 ICJ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외교부는 성명에서 “글라스는 부패와 관련한 일련의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데 이어 다른 혐의로 재판받아야 하는 상황인데도 멕시코는 (그를) 보호했다”며 멕시코 정부가 외교적 망명에 관한 국제규정과 반부패 협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멕시코 대사관 강제 진입은 멕시코 정부가 글라스 전 부통령 체포 협조 요청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라스 전 부통령은 지난 2016년 마나비주 지진 피해 재건 복구비를 불법 전용한 혐의(횡령) 등으로 기소된 상태였다.

앞서 멕시코 정부는 지난 11일 에콰도르가 국제규범을 어겼다며 ICJ에 제소한 바 있다.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뒤 에콰도르 내 자국 대사관에 피신해 있던 글라스 전 부통령을 에콰도르 경찰이 대사관에 강제 진입해 체포해가면서 치외법권이 침해당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사건 직후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에콰도르에 대한 단교 및 ICJ 제소를 선언했다. ICJ는 30일 오전 10시 에콰도르를 상대로 멕시코에서 제기한 사건의 첫 청문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