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하고 더 정확하게… 방망이로만 때리는 남자, 더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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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불방망이 오타니… 올해 맹타 비결은

타율 0.370·11홈런·27타점
타격 지표 MLB 전체 선두권
발사각 30도·타구속도 158㎞
‘배럴타구’ 비율 24.8% 달해
겸업 때보다 장타 ↑ 삼진은 ↓
투수부담 덜은 후 더 완벽해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올해 무시무시한 타격 실력을 뽐내고 있다.

오타니는 7일(한국시간) 기준, 올해 36경기에서 타율 0.370(146타수 54안타)에 11홈런, 27타점, 31득점, 9도루의 빼어난 성적을 유지 중이다. 현재 타율과 홈런, 2루타(14개), 장타율(0.705), OPS(1.139) 등은 MLB 전체 1위에 자리 잡고 있다.

오타니는 최근 7경기에서는 타율이 0.464(28타수 13안타)에 이르고, 4홈런과 9타점을 쓸어 담았다.

특히 홈런 페이스가 눈길을 끈다. 최근 홈런 생산 속도가 무척 빠르다. 지난 3월 20∼21일 서울에서 MLB 개막전을 치른 오타니의 올 시즌 첫 홈런은 4월 4일에야 터졌다. 개막 후 41타석 만에 홈런 맛을 봤지만, 이후 홈런과 2루타 등 가릴 것 없이 연일 장타를 쏟아내는 중이다.

야구경기에선 정타(正打)를 때려도 타구 속도가 빠르지 않으면 야수들의 수비를 빠져나가기 어렵다. 193㎝, 95㎏의 당당한 체격을 가진 오타니가 때린 타구는 ‘로켓포’처럼 뻗어 나간다.

오타니는 지난달 28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속 119.2마일(191.8㎞) 속도의 안타를 터뜨렸다. 이는 MLB 데뷔 후 자신의 최고 타구 속도 기록이다. 종전 자신의 기록은 2022년 4월 1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찍은 119.1마일(191.7㎞)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MLB 사무국의 타구 추적 시스템인 스탯캐스트(Statcast) 데이터를 살펴보면, 올해 오타니의 모든 세부 타격 지표가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올해 오타니의 평균 타구 속도(94.7마일), 스위트스폿 비율(배트 중심에 맞히는 비율·46.2%), 하드히트 비율(시속 95마일 이상의 타구·61.5%) 모두 2018년 MLB 데뷔 이후 최고 수치다. 가장 눈여겨볼 데이터는 배럴타구. 배럴타구란 발사각 26∼30도와 시속 98마일(약 158㎞) 이상의 속도를 내는 타구를 뜻한다. 이 두 조건을 충족하면 장타가 될 확률이 높다. 오타니의 타석 대비 배럴타구 비율을 24.8%에 달한다.

반면, 오타니의 타석 대비 삼진 비율은 18.6%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MLB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수치. 지난해까지 오타니의 삼진 비율은 모두 20%대를 넘었다. 올해 MLB 전체 타자들의 평균 삼진율은 22.2%이니, 오타니가 삼진마저 좀처럼 당하지 않는 타자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오타니가 오롯이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해 9월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올해는 타자로만 뛰고 있다. 송재우 MLB 해설위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5일 턴으로 돌아오는 선발 투수 역할을 소화했다. 등판 이틀 전 불펜 투구 등 이래저래 신경 써야 할 포인트가 많았지만, 올핸 온전히 타석만 소화한다. 괴물 야구선수가 타석에 집중했을 때, 얼마나 무서운지를 올해 각종 지표가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다저스가 막강한 타선을 자랑하기에, 이전 소속팀인 LA 에인절스 시절에 비해 더 많은 정면승부가 들어오고 있다는 점도 시즌 초반부터 오타니가 질주하는 이유로 꼽힌다.

이창섭 SPOTV 해설위원은 “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무키 베츠, 프레드 프리먼 등과 함께 뛰는 건 분명 큰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오타니가 부담 없이 공격적인 스윙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