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동구 ‘맹견 70마리 탈출’ 재난문자‥ 알고보니 소형견 3마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맹견 이미지. 뉴시스 제공

"개 농장 탈출… 안전장소로 즉시 대피" 문자 대량발송
사실확인 결과 소형견 3마리 울타리 벗어나 바로 회수
동구 "안전 차원서 ‘맹견’ 단어 사용…혼란 끼쳐 죄송"


대전=김창희 기자



대전 동구가 맹견 70여마리가 탈출했다며 즉시 대피를 권유하는 재난 문자를 보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실제로는 소형견 3마리가 울타리를 벗어난 것을 주인이 즉시 다시 집어 넣은 것이 전부였다.

동구는 3일 오전 10시쯤 "삼괴동 개 농장에서 오전 9시 44분쯤 맹견 70여마리가 탈출했다"며 주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농장 주변 접근을 자제하고 안전한 장소로 즉시 대피해달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러나 25분 뒤 동구는 다시 탈출한 개를 모두 회수했다는 재난문자를 재발송했다.

탈출한 개는 70마리가 아니라 3마리였다.

경찰과 119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이미 주인이 회수해 다시 울타리에 넣었던 것이다.

맹견 대량 탈출 소동은 오인 신고에서 비롯됐다. 경찰에는 이날 오전 9시 43분쯤 "큰 개가 다니고 있어 물 것 같아 위험하다"는 첫 신고가 들어왔다. 이후 119 상황실 대원이 신고자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70마리가 탈출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신고 내용을 전달받은 동구 재난총괄 부서는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주민 안전을 위해 임의로 ‘맹견’이라는 단어를 넣어 재난 대피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가 탈출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곳은 전문 개 사육 농장이 아니라 유기견을 키우는 일반 가정집 농가로 확인됐다. 농가 주인이 소형견 29마리와 진돗개 1마리 등 30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었다.

동구 관계자는 "마을 주민이나 주변 등산객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맹견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결과적으로 시민들께 혼란을 드린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