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휴진도 ‘노조 불법파업’처럼 책임져야”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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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한산한 서울대병원…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집단 휴진에 나서기로 선언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로비에서 한 입원 환자가 걸어가고 있다. 윤성호 기자



■ 대형병원들 ‘의사 손배소’ 검토

“인명피해·사회적 손실 크지만
의사 수십년간 파업책임 안 져”
시민단체 중심 “불공정” 목소리
법조계선 “병원장 방관땐 배임”

내일 보건의료노조·환자단체
파업철회 결의대회·기자회견


전공의와 의대 교수 등 의사들의 불법행위 탓에 경영난에 시달리는 병원장들이 손해배상소송을 검토하는 가운데 시민사회에서도 인명 피해와 직결된 의사 집단행동에 대해 배상 책임을 물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조는 불법 파업을 할 경우 경제적 손실에 대해 수십억 원대 배상을 해왔지만 의사들은 지난 수십 년간 파업에서 환자 피해와 병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진 적이 없어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법조계는 경영상 책임을 위임받은 병원장들이 병원 손실에 대한 책임 소재를 가리지 않은채 자구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형사상 배임죄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월 19일 전후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전국 200여 개 수련병원 상당수는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아산·서울대병원 등 ‘빅5’ 병원은 하루 평균 10억 원대 손실이 나고 있다. 경희의료원 등 일부 병원은 직원 급여 중단 위기에 내몰렸다. 최근 병원장들은 불법행위를 한 의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모 병원장은 “이번 사태가 끝나는 시기에 (병원에 손실을 입힌 의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지 여부를 고심 중”이라며 “책임 소재를 가려 법원 판단을 안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빅5’ 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은 전공의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검토하다가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은 다른 병원과 소송 관련 보조를 맞추지 않을 경우 의사 단체 등에 매도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현호 법무법인 해올 변호사는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지 않아 생기는 손실에 대해 병원장이 해당 의사들에게 손배소를 제기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가능하다”며 “다만 귀책성,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는 쉽진 않다”고 말했다. 병원장이나 경영진에게 권한을 위임한 병원 재단이사회 등이 손실 회복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배임에 해당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손기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장은 “전공의가 이탈해 발생한 환자 피해나 병원의 경영 악화에 대해 전공의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병원 경영자들도 손해를 국가에 (보전해주길) 기대해선 안 되는데 이는 건강보험료가 국가 돈이 아닌 국민 세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민사회는 의사단체 압박에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의사 단체의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연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전면 휴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병원 등은 18일 대한의사협회 휴진에 동참한다.

권도경·유민우·노지운·김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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