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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사회] 게재 일자 : 2006년 08월 09일(水)
장애인들 종로구청앞서 15일째 농성
“비리재단 해임때까지 폭염에도 물러설 수 없어”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 정문 앞. 전동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짚은 초췌한 행색의 장애인 인권활동가 10여명이 폭염으로 지글거리는 아스팔트 위에서 콘크리트구조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구청 진입을 막는 전경들과 대치중이었다. 사회복지법인 ‘성람재단’의 비리척결을 위한 무기한 철야농성 14일째.

한 장애인 활동가는 “빵이나 김밥으로 끼니를 때운다”며 “농성 장소를 (구청측에) 빼앗길까봐 자리를 뜰 수가 없다”고 했다. 임시로 쳐 놓았던 천막도 지난밤 구청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고 했다. 이들은 그래서 지난 밤에도 아스팔트에 돗자리 하나를 깔고 새우잠을 잤다. 지난 26일 밤엔 술에 취한 구청 직원들이 천막 철거에 나서면서 장애인 농성자들과 몸싸움이 벌여져 10여명이 다쳤고, 양측이 경찰에 폭행 혐의로 맞고소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조태영 전 성람재단 이사장은 시설 국고지원금 9억5000만원을 빼내 아들 유학비와 주식투자 비용 등으로 사용한 혐의(국고횡령)로 지난 6월 구속됐다. 이에 따라 시설 생활장애인들과 인권활동가들은 재단 이사진의 전원 퇴진과 비리척결을 구청측에 요구해왔다. 조 전 이사장이 선임한 11명 이사들 중 6명은 해임돼야 마땅하고, 새로 선임된 5명 이사들은 조 전 이사장 친구와 아들이어서 시설의 인권 보호 및 개선은 결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이 주장이다.

하지만 구청측은 냉담했다. 임병의 종로구청 사회복지과장은 “이사장과 함께 기소돼 비리 혐의가 뚜렷한 1명의 이사에 대해서만 재판 결과가 나온 뒤 해임 통보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만 서울시,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재단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권활동가 김정하씨는 “장애인들한테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며 “종로구청이 국내 최대 복지법인 중 하나인 성람재단의 비리에 눈감고 있는 듯한 행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수균기자 freewi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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