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개발, 전남·북-경남 머리 맞댄다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같은/…/섬진강 물이 어디 몇 놈이 달려들어/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김용택의 시 섬진강1)

시인의 노래처럼 강한 생명력과 서정성을 지닌 섬진강을 친환경적 휴식공간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1월 24일 이같은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섬진강 유역에 있는 전북·전남·경남 등 3개 도 실무자들이 4일 개발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전남 구례군청에서 모인다.

전남도 관계자는 3일 “전북(진안·장수·임실·순창·남원), 전남(곡성·구례·순천·광양), 경남(하동·남해)을 흐르는 섬진강의 광역권 개발을 위해 이번 모임을 제안했다”며 “친환경적 활용이라는 정부 방침이 정해졌으니 이 틀 안에서 실천가능한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섬진강 전체 212㎞ 중 전남구간 95.6㎞를 개발하기 위한 ‘섬진강 정비 기본구상’용역을 1월13일 발주, 이달말 납품받기로 했다. 도는 청정한 수질과 자연생태계를 보전하는 동시에 물을 테마로 한 생태공원, 해양복합 관광단지, 래프팅·마라톤·자전거 코스, 은어 낚시터, 모래체험장, 은퇴자 시티 등을 구상중이다. 홍석태 전남도 건설방재국장은 “지리산을 끼고 돌아 남해에 이르는 섬진강은 산·강·바다의 삼박자가 어우러진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섬진강 수계의 보성강도 함께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북도는 섬진강 상류에 위치한 옥정호(섬진댐)에서 하루 최대 30만t의 물이 정읍·부안·김제 평야를 적시는 동진강 수계로 빠져나가고 있어 수량 확보를 섬진강 개발의 최대 관건으로 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상류지역은 환경을 보전하면서 섬진댐 수위와 수계 중간중간에 있는 수중보의 높이를 높여 수량을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는 또 국도와 섬진강 지류가 만나는 임실군 덕치면 일대 등 접근성이 좋은 지역 중심으로 친환경 친수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남도는 아직 세부적인 구상안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이나 이번 3개 도 관계자 회의가 끝난 뒤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이홍기 경남도 민자사업과장은 전남도의 제안에 대해 “섬진강의 현명한 이용을 위해 필요하다”며 “4대강 살리기와 병행해 추진돼야 행정처리나 예산확보 등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안 = 정우천·전주 = 박팔령·창원 = 박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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