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 대비해 사회·문화격차 해소 노력을”

“남북한이 통일 이전에 세계의 생태보고인 비무장지대(DMZ)를 국립자연공원으로 지정해 사회와 문화적 단절을 극복하고 조정하는 장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 총장을 지낸 한스 마이어(76) 박사는 24일 “독일 통일로 지구상에서 남은 마지막 분단국가인 대한민국과 북한이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사회·문화적 차이를 줄이기 위한 각종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스 마이어 전 총장은 이날부터 26일까지 수원 경기도문화예술의전당에서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이 개최한 ‘평화와 그린 파트너십 국제포럼’에 참석하기 앞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북한 통일 문제를 생각할 때 전문가들이나 일반국민들이나 경제적 통합 못지않게 정서적 교감이 큰 난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통일과 경제문제와 관련,“이명박정부는 북한의 경제가 어려워지면 통일이 멀어진다는 논리를 펴는 것 같은데 그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며 “북한 경제가 어려울수록 통일의 기회가 많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나라의 경제적 격차가 많이 날수록 통일이 쉽다는 것은 서독과 동독의 예로도 증명된다는 것.

그는 통독의 생활환경 변화와 관련, “독일이 통일된 지 벌써 2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양분화된 모습을 보인다”며 “서독은 과거 동독에 모두 1조6000억 유로를 지원했지만 동독의 생활수준은 여전히 서독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사회 문화적 조정작업이 아직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2000년부터 훔볼트대 총장을 지낸 그는 지난 2001년 독일 연방공화국의 최우수 명예훈장을 받았으며 분단으로 단절됐던 서독과 동독이 통합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수원 = 김형운기자 hw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