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창당 주역, 총선 ‘공천 방식’ 갈등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이었던 정동영(왼쪽 사진)·천정배(오른쪽) 민주당 최고위원이 내년 총선 공천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이들의 대립 지점이 지난 2002년 노 전 대통령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국민참여경선에 대한 입장차여서 주목된다.

당 개혁특위 위원장인 천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선출에 배심원제를 도입하는 이른바 ‘슈퍼스타 K’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이 방식은 일반 국민과 전문가로 구성되는 배심원들이 3차례 실시되는 예비후보 토론회를 평가해 점수를 매기는 것이다. 공천에는 배심원 점수와 당원 투표, 일반국민 투표가 3분의 1씩 반영된다. 천 최고위원은 20일 오후 당 개혁특위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강력히 주장할 계획이다.

천 최고위원은 최근 개혁특위 회의에서 “개방형 상향식 경선을 실시했을 때 인지도와 조직력에서 우세한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국민경선 때 일부 후보가 조직을 동원해 대규모로 선거인단을 대리접수했던 부작용을 지적한 것이다. 반면 정 최고위원은 조직선거를 막기 위해 오히려 완전 국민경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공천 때 지역별로 배심원제를 도입한 곳이 있었는데 동원 선거 폐해가 심했다”며 “배심원 구성의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천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배심원 투표 비중이 3분의 1에 불과하므로 배심원에 의한 표심왜곡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내고 손학규 대표 체제 출범 이후 개혁 정체성을 강조하며 당내 비주류를 자처하는 등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두 사람이 공천방식을 둘러싼 시각차로 갈라서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