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나선시는 자본주의 도시?

“거리를 걷는 화장한 젊은 여성에 적외선 방지크림, 미인크림도 상점에 즐비하고, 네온사인이 반짝거리고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31일 북한 ‘나선경제무역지대를 찾아’ 등 3건의 르포 기사를 통해 나선경제특구의 발전상이 수도 평양에 못지않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나선시 주민 소비 수준을 설명하면서 “예컨대 국산 담배로 말하면 평양에서 많이 유통되고 있는 담배를 나선에서 선물로 주려고 하면 안 받겠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나선 시민이 더 질 좋은 담배를 피우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나선에서는 화장한 젊은 여성들이 원피스에 양산을 쓰고 적외선 방지크림을 바른 채 의류, 화장품 등을 찾아 여러 상점과 시장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미인크림, 태양열 충전기, 요리기구, 약품 등이 팔리고 반찬이 적은 식당에는 손님들이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조선신보는 특히 “거의 정전이 없으며 밤에는 네온사인을 켠 건물도 여러 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평양 외 지역에서 주민이 전기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휴대전화 가입자도 나선시 인구(약 20만 명)의 10%에 가까운 1만8000여 명이나 되고 인터넷은 한국과 비슷하게 100Mbps급이 기본이다. 인터넷 등록비는 300유로이고 이용료는 한 달에 390유로다. 건설 공사도 한창인데, 조선중앙은행 지점 맞은편에는 대외교역을 지원하는 ‘황금의 삼각주은행’ 건물 외형이 거의 완성된 상태다. 중심부에 있는 김일성 주석의 태양상에서 바다로 가는 길에는 4차선 도로가 깔렸고 바닷가에는 해안공원과 종합복지시설 ‘창광원’이 건설되고 있다. 또 중국 옌볜(延邊)네트워크과학기술센터가 투자한 대형슈퍼마켓 나선강덕산업회사백화점도 세워지고 있는데, 노동자 120명이 하루 노임으로 7달러를 받고 3교대로 24시간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분야는 관광업이다. 올 들어 자가용을 타고 오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최대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엔 방을 구하기가 어렵고 세관 주차장에는 중국 동북 3성 번호판을 단 트럭, 자동차, 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