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투기 부대 센카쿠 주변 이전 검토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중·일 양국이 연일 군사적 강경책을 내놓으면서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중국 전투기가 영공을 침범하면 신호탄 사격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일본은 전투기 부대를 센카쿠 인근으로 옮기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고 중국군은 잇따라 전쟁을 경고하며 분위기를 ‘군사충돌 불사’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16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방위성이 항공자위대 전투기 부대를 현행 오키나와(沖繩) 나하(那覇)기지에서 센카쿠에 보다 가까운 사키시마(先島) 제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2013년 예산에 수백만 엔을 편성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항공기가 센카쿠 주변 영공에 접근하면 나하기지에서 F15전투기가 긴급 발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센카쿠에서 420㎞ 떨어져 있어 F15가 최고 속도로 날아가도 현장까지 20분이 걸린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3일 중국 항공기가 처음 일본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자위대 레이더가 포착하지 못해 발진이 늦은 데다 거리까지 멀어 F15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중국기가 영공 밖으로 나간 뒤였다.

이에 방위성에서는 보다 가까운 곳에 재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현재 방위성이 가장 주목하는 곳은 시모지(下地)섬 공항으로 센카쿠까지 약 200㎞로 나하기지의 절반 정도인 데다 사키시마 제도의 공항 중 유일하게 전투기를 운용할 수 있는 3000m 활주로가 있다.

반면 15일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쥔바오(解防軍報)는 탱크부대 현장 지휘관이 “어디든 달려가 싸울 수 있다. 군인은 언제든 싸울 준비를 하고 준비가 됐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해방군 총참모부는 14일 “전군은 전쟁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하고 각오를 다져라”고 명령한 바 있는데 현장 지휘관의 이날 발언은 총참모부의 명령에 대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또 환추스바오(環球時報)도 15일자 논평을 통해 전쟁을 불사할 때라고 주장했다. 환추스바오는 ‘30년 평화 뒤 전쟁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라는 평론을 통해 “중국 부상에 따라 상대국들이 힘을 합쳐 중국을 견제하며 전쟁의 경계에서 위험한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14일 런민르바오(人民日報)도 “일본이 중국과 치킨게임을 한다면 뒷감당은 일본 몫”이라고 경고했다.

최현미 기자, 베이징 = 박선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