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경제首長이 강력한 리더십 발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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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연세대 상경대학장

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내리면서 정부는 경기부양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추가경정예산만으로는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을 같이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제 경기부양에 대한 책임이 경제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로 넘어오면서 현오석 부총리의 역할이 중요하게 됐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부총리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먼저,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비전을 제시해 기업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걸고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성장동력을 확보해 경제를 부흥시키려 하고 있다. 부총리는 창조경제의 장단기 로드맵을 만들어 기업들이 우리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도록 해 줘야 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력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일자리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의 공정거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중소기업의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다. 실제로 지금 강조하고 있는 벤처기업도 기술력이 문제다. 기술력이 없는 벤처는 결국 버블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신(新)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돼야 한다. 미래의 성장산업들을 지정해 기술 개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강화하고 이공계 대학에 우수한 인재들이 모일 수 있도록 각종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부총리가 강력한 리더십으로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때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면서 내수경기가 부양될 수 있다. 경제는 심리인 것이다.

다음으로, 엔저(低)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수출을 통해 경기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구조로 볼 때 수출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물가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는 일도 필요하다. 그러나 환율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 자본으로 인해 환율이 과도하게 내려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환율을 내려 과도하게 내수를 부양시킬 경우 결국 수출 감소로 외환위기를 겪을 수 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전에 사용했던 내수부양 정책의 부작용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중국이 단기간에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것도, 일본이 20년 동안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것도 모두 환율 때문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불확실한 기업 투자 환경을 하루속히 안정시켜야 한다. 역대 정부를 보더라도 정부 출범 초기에는 투자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기업 투자가 위축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경제민주화가 추진되면서 기업 투자 환경이 불안정하다. 여기에 세계경기 회복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 투자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부총리는 정권 초기에 있을 수 있는 투자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을 하루속히 제거해 기업 투자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철폐해 투자 여건을 개선해 줘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 선순환 경제로 들어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장기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민들과 기업들은 이제 감내할 수 있는 한계선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기업의 도산이 늘어나면서 우리 경제는 위기를 겪을 수 있다. 현오석 부총리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우리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줌으로써 경제를 살려내야 한다. 지금은 경제 수장(首長)인 부총리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