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엘리트가 수사ABC 모르나” 비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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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석, 육사출신 군법무관 시험 합격
朴“부모의 마음 짓밟는 행위는 엄단”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사망 사건 수사의 군내 최고 책임자격인 김흥석 육군본부 법무실장(준장)이 이번 사건을 최초 수사한 검찰관을 두둔하며 “완벽히 공소 제기를 했다”고 내부전산망에서 주장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 실장은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인이자 핵심 목격자인 김모(조기전역) 일병의 국가인권위원회 진술이 군 검찰의 수사기록에 빠져 있는 등 수사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난 상황에서 “군검찰의 수사가 매도됐다”고 군 수사를 옹호했다.

김 실장은 육사 출신으로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해 법무장교의 길로 들어섰으며 군내에서는 이 분야의 엘리트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군 수사 당국은 가장 중요한 증인에 대한 조사 내용도 누락시키는 등 수사의 ABC도 지키지 못했다”면서 “최고 엘리트라는 간부가 이렇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군의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14일 군에 따르면 김 실장은 ‘최근 상황과 관련한 병과장의 입장’이란 내부전산망 글에서 “여론에 밀려 예하 (28사단) 검찰관의 법적 양심에 기초한 법적 판단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점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주장했다.

28사단 검찰관은 윤 일병 가해 병사들에게 상해치사죄를 적용했지만, 이번 사건이 큰 파문을 일으킨 뒤 국방부 검찰단은 주혐의로 살인죄를, 예비혐의로 상해치사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상태로, 이 사건을 이관 받은 3군사령부 검찰부에서 국방부 검찰단의 의견을 수용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김 실장의 이 같은 주장과는 달리 사건의 핵심 목격자인 김모 일병은 지난 4월 인권위 현장 조사관에게 “사인 중 하나가 장기 파열이라고 하는데, 가해자들은 이것이 심폐소생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가해자들이 발로 피해자의 복부를 지근지근 밟는 등 심하게 폭행해 발생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진술은 군 수사기록에 나오지 않는 구체적 진술인데다 이는 윤 일병의 죽음을 ‘기도폐쇄에 의한 질식사’로 규정하고 가해자들에게 살인 대신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한 28사단 헌병대와 군검찰의 판단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군이 내놓은 병영문화 혁신 방안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도 높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 참석해 최근 발생한 일련의 군내 사건사고와 관련,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부모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는 엄단해야 한다”면서 국가혁신 차원의 대책 수립을 강조했지만 군이 내놓은 병영문화 혁신 방안은 재탕·삼탕이라는 지적이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