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덩어리 규제’ 혁파>LED·막걸리 ‘中企 적합업종’ 풀렸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동반성장 합시다’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63스퀘어에서 열린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구 동반성장 협약식’에서 안충영(가운데) 동반성장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정현 기자 theos@

“동반위 무분별한 지정으로 산업생태계 왜곡했다” 비판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후 권고기간 3년이 만료된 발광다이오드(LED)전등과 막걸리 시장이 대·중소기업 간 자율적인 상생협약을 맺음으로써 적합업종에서 제외됐다. 동반위는 적합업종 지정 과정에서 역시 논란이 컸던 두부에 대해서도 재지정 대신 상생협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동반위의 움직임에 중기 적합업종 제도가 시장의 수요 감소와 외국계 기업 득세를 조장하면서 산업 생태계를 왜곡시킨다는 지적을 동반위가 일부 품목에 대해 사실상 인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63스퀘어에서 이상봉 LG전자 부사장 등 대기업 9개사 관계자들과 강영식 한국조명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중소기업 협회장 및 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LED 조명기구 동반성장 협약식’을 열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대기업은 3년간 정부 조달시장 진입을 자제하고, 국내 중소기업을 활용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주문을 늘리기로 했다. LED 조명은 지난 2012년 1월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돼 지난해 12월로 3년의 권고기간이 만료됐으며, “대기업의 시장진입과 시장확대가 제한되는 동안 중국산 저가 제품과 필립스나 오스람 등 다국적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11년 10월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후 매년 시장이 축소돼 어려움을 겪었던 막걸리의 경우 지난 9일 중소 막걸리 제조업체 모임인 대한탁약주제조중앙회·한국막걸리협회와, 대기업인 국순당·롯데칠성음료·하이트진로·CJ제일제당이 적합업종 재지정 대신 상생협약을 맺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11년 12월 적합업종 지정 후 콩 재배 농가가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부침을 겪은 두부도 동반위에서 상생협약을 체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적합업종 재지정 대신 상생협약을 유도하고 있는 동반위의 태도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중소업계 관계자는 “적합업종 해제라는 말을 보기 좋게 포장한 것”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에 적합업종 규제에서 벗어나게 된 한 대기업 관계자도 “무분별한 중기 적합업종 지정은 시장 총수요 감소와 외국계 기업의 득세만 조장할 수 있다는 주장을 수차례 했다”며 “동반위가 시장에서의 부작용은 외면한 채 적합업종의 지정과 유지에만 급급한 결과, 산업생태계만 왜곡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