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검정 역사교과서 혼용>경제성장 기업역할 강조… 北 도발·인권문제 명시

- 국정교과서 어떻게 달라졌나

8월15일 ‘대한민국수립’ 표현
좌우 학계 이념충돌 문제 절충

정부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은 1948년 8월 15일에 대한 표현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서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꾸고 정부 주도 경제개발 과정의 성과를 비중 있게 다룬 것이 기존 검정 교과서와 가장 큰 차이다. 교육부가 이념 문제로 논란이 돼 왔던 검정 교과서의 내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표현했다고 내세우는 지점이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전 검정 교과서는 1948년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표현했지만, 새 교과서는 “1948년 12월 12일 유엔은 총회 결의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를 한반도(코리아)에서 수립된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하였다”고 썼다. ‘대한민국 수립’이 우파 진영이 주장하는 ‘대한민국 건국’과 좌파 진영이 주장하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대한 최선의 절충안이라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910년 국권 피탈 이후 3·1 운동을 비롯한 우리 민족의 독립과 건국을 위한 모든 노력이 광복을 거쳐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구성됨으로써 완성됐음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일부 역사학계 인사는 “1948년을 국가 수립으로 볼 경우, 1919년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해 왔다.

경제성장에서 기업들의 기여 부분 서술이 늘어난 것도 교육부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현행 검정 교과서는 산업화와 경제성장에 대해 “빈부 격차 등 사회문제를 야기했다”는 식으로 ‘비판적’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데 반해, 국정 역사교과서는 기업과 기업인들의 경제 성과 기여 부분도 충분히 서술해 줬다는 것이다. △수출 주도의 경제 개발 체제(264쪽) △중화학 공업의 육성(267쪽) 등의 부분에서 경제 성장을 충분히 다뤘다. 경제 발전을 이끈 기업인으로 유일한·이병철·정주영 등도 등장했다.

북한 군사 도발, 인권 문제와 관련한 서술도 구체화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 고교 한국사 286쪽에는 “한국 해군의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을 받아 4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었다”며 북한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 일부 검정 교과서가 도발 주체가 북한임을 불분명하게 표기하거나 아예 천안함 폭침 사건을 기술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반영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일본 정부가 일본군과 관계가 있음을 인정한 ‘고노 담화(河野 談話)’가 있었다”고 구체화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