玉 “6000만원대 금품 건네” vs 李 “전액변제…법적 대응”

- 李대표 ‘금품수수 의혹’ 공방

玉 “사업편의 대가로 명품 선물
李 ‘인터뷰 잘 하겠다’ 메시지”

李 “사람연결·청탁한 적 없어
무리하게 금품 요구하며 왜곡”

연찬회 앞두고 바른정당 ‘동요’

이혜훈(사진) 바른정당 대표가 사업가 옥모 씨로부터 사업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6000만 원대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금전 거래가 있었지만 전액을 갚았는데 옥 씨가 무리하게 금품을 요구했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진위는 수사기관에 의해 밝혀지겠지만 깨끗한 보수를 주장해온 바른 정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게 됐다.

31일 YTN에 따르면 사업가 옥 씨는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성잡지에 이 대표를 주목할만한 차세대 정치인으로 소개하는 인터뷰를 싣기 위해 수백만 원의 섭외비와 광고비를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또 2015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호텔과 사무실, 커피숍 등에서 이 대표에게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씩 돈을 건넸고 명품가방과 옷, 시계, 벨트, 지갑도 선물했다고도 했다.

옥 씨는 그 근거로 “인터뷰 잘하겠다” “감사하다” “은혜를 어떻게 다 갚을지 모르겠다” 등의 내용이 담긴 이 대표의 문자메시지를 제시했다. 옥 씨는 이 대표에게 금품을 준 대가로 대기업 부회장급 임원과 금융기관 부행장 등을 이 대표 소개로 만나는 등 사업상 편의를 제공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직접 대기업 임원과 조찬 약속을 잡아주거나 금융회사 임원의 연락처를 적어 보낸 문자메시지도 제시했다. 다만 이 대표의 도움으로 임원을 만났지만 실제 사업이 성사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옥 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옥 씨가 돈을 건넸다는 주장에 대해 “수시로 연락해 개인적으로 쓰고 갚으라고 해 중간중간 갚기도 하고 빌리기도 하는 방식으로 지속되다 오래전에 전액을 다 갚았다”고 밝혔다. 명품가방 등 물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코디 용품이라며 일방적으로 들고 왔고 구입 대금도 모두 오래전에 전액 지급했다”고 말했다. 청탁 의혹에는 “내가 소개했다는 두 사람은 연결한 적도 없고 더구나 청탁한 일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옥 씨에 대해 “정치 원로를 통해 ‘언론계·정치권 인맥이 두터운 동향인데 자원해 돕고 싶다’며 접근해 와 알게 됐다. 오래전에 (돈을) 다 갚았는데도 무리한 금품요구를 계속해와 응하지 않았고 결국 언론에 일방적으로 왜곡해 흘렸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후 9월 정기국회에 대비 의원 연찬회를 앞두고 동요하는 분위기다. 소속 의원들은 “이 대표가 해명하기로 했으니 들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통합 논의를 공론화하며 노골적으로 바른정당을 흔드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비리 의혹이 당의 원심력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 대표가 그동안 ‘깨끗한 보수, 당당한 보수’를 주창하며 한국당,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에 선을 그어왔다는 점에서 당내 ‘자강론’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