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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9일(木)
퇴폐 낙인 찍힌 名作… ‘나치 컬렉션’ 베일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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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귀스트 로댕의 ‘웅크린 여자’.
- ‘히틀러의 미술상’ 구를리트가 은닉한 1500점중 450점 공개

獨·스위스 미술관서 전시회
모네·로댕·마티스·피카소 등
돈으로 환산 못할 엄청난 가치
전문가들 원소유주 찾기 나서


‘나치 컬렉션, 제자리 찾기.’

지난 2012년 2월 한 80세 노인이 독일 뮌헨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아파트에 보관하고 있던 방대한 규모의 미술품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세계는 그 예술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나치 컬렉션’이란 오명을 붙여 줬다.

이 작품들은 아돌프 히틀러가 이끌던 독일 나치 정권의 미술상으로 활약하던 힐데브란트 구를리트가 ‘퇴폐 예술품 압수’라는 명분하에 수집·은닉했던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때 인류를 위협했던 나치 정권이 ‘퇴폐’로 규정했다는 사실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 작품들의 가치는 더욱 주목받았다. ‘구를리트 컬렉션’으로도 불리는 이 작품들은 처음 발견된 후 5년여가 지나 드디어 예술 애호가들의 주목 속에 일반 대중에게 공개됐으며 나치에 의해 수탈됐던 이 작품들은 이제 원래의 주인에게 되돌아가길 기다리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스위스 베른 미술관과 독일 본 미술관에서는 구를리트에 의해 나치에 수탈된 미술품 1500여 점 중 약 450점을 공개하는 ‘구를리트 현황 보고서(Gurlitt Status Report)’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CNN은 클로드 모네의 ‘워털루 다리’, 오귀스트 로댕의 ‘웅크린 여자’를 비롯해 알브레흐트 뒤러, 외젠 들라크루아,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오토 밀러 등 시대를 초월한 명가들의 걸작이 다수 포함돼 있는 이 미술품들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막대한 예술적 가치는 이번 전시회의 예고편에 불과하다. ‘작품들의 제자리 찾기’가 이번 전시회의 또 다른 목표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전시회의 기획 의도에 대해 “두 전시회는 제3제국(1933~1945년 당시 히틀러 치하의 독일)의 예술 정책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베른 미술관은 이번 전시회에서 ‘몰수되고 팔려간 퇴폐 예술품’이란 주제에 초점을 맞춰 1938년 5월 제정된 나치 정권의 ‘퇴폐 예술품 압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각 작품이 구를리트의 손아귀에 들어간 과정을 조명하고 있다. 히틀러는 주로 비(非)독일적인 혹은 유대적인 근대주의 작품을 ‘퇴폐 예술’로 규정했다.

한편 본 미술관은 ‘나치의 예술품 절도와 그 결과’라는 주제로 작품을 내걸며 아직 불분명한 상태로 남아 있는 작품들의 원소유자들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원소유자들은 대부분 유대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 정부는 이들을 밝히기 위해 지난 10월 미술사가와 미술품 출처 연구자들로 전문가그룹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들의 연구에서 구를리트 컬렉션 가운데 19세기 프랑스 화가인 토마 쿠튀르의 한 작품은 프랑스 정치가이자 레지스탕스(프랑스의 나치 저항세력) 지도자인 조르주 멘델의 소유였던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본 미술관의 라인 울프스 감독과 베른 미술관의 니나 치머 감독은 전시회와 관련, “나치의 예술품 수탈로 인한 희생자들과 ‘퇴폐 예술’로 몰린 예술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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