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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14일(水)
“임대아파트 제공” “전입하면 1000만원”… 요지경 ‘무상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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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출마예정자들이 임대아파트 제공, 주부수당 지급 등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공약을 내놓고 있다. 2014년 11월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무상급식 축소를 촉구하고 있다. 자료사진

6·13지방선거 앞두고 쏟아지는 ‘포퓰리즘 공약’

“신혼부부에게 24평형 임대아파트 무상 제공, 지역 출신 대학생과 청년에게 대기업 등 취업 보장, 전입 가정에 1000만 원 지급, 실업자가 재취업할 때까지 매월 150만 원 지원, 취업준비 청년에게 1년간 월 100만 원 지급….” 한 지방자치단체장에 출마한 후보가 내놓은 공약이다. 자신이 당선될 경우 유권자들에게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뚜렷한 재정 계획은 아직 없다.

지방선거가 3개월여 앞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역민에게 무상 서비스를 제공한다거나 세금을 나눠주겠다는 내용의 공약이 등장하고 있다. 8년 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제안한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이 대거 당선된 이후로 무상을 내세운 공약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수당’ 형태 공약 봇물 = 이번 선거에서는 특정 계층에게 소득 구분 없이 얼마의 돈을 지급하는 ‘수당’ 형태의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광주광역시장 출마를 선언한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은 ‘엄마수당’이란 이름의 복지공약을 내세웠다. 임신 7개월 이상 된 예비 엄마들에게 100만 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최 구청장 측은 “연간 12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는 ‘엄마수당’은 출산장려금과는 별개로 지급하는 것”이라며 “인구절벽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광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우철 자유한국당 부대변인은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으로 ‘주부수당’을 내놨다. 그는 “주부에게 지역 화폐로 월 5만 원씩 연간 60만 원을 수당으로 지급하겠다”면서 “친구에게 커피 한 잔, 자녀에게 치킨 한 마리는 살 수 있는 소소한 삶의 여유를 주고, 동시에 지역경제도 살찌우는 광주형 복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세금으로 생색내는 공약’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무상교복’도 전국 확산 조짐 =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중·고교 신입생 교복비 지원 사업도 선거 바람을 타고 전국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사회보장위원회가 최근 성남시와 용인시의 교복비 지원 사업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제도를 도입하려는 지자체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도 내 31개 시·군 가운데 성남시와 용인·광명·안성·과천·오산시 등이 무상교복 추진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고, 파주시를 제외한 나머지 시·군들도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전남 화순군도 중·고교 신입생 1000여 명에게 3억 원 규모의 교복비를 지원하기로 확정했다. 인천 강화군과 강원 철원군 등은 무상교복 지원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선 지방선거를 계기로 무상교복을 선심성 공약으로 내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울산시와 경남 함안군 등지에서는 지자체장 도전 의사를 밝힌 예비 후보들이 무상교복 공약을 내세웠다.

지자체별로 재정여건이 다른 점을 감안하면 빈부에 따라 복지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도 나온다.

▲  지난해 10월 30일 경기 성남시의회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성남시 고교무상교복 예산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자료사진

◇당내 경선 앞둔 후보들 ‘퍼주기’ 경쟁 = 무상복지 공약 경쟁은 여당 후보들 사이에서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6일 경기지사에 출사표를 던진 전해철(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 복지 공약으로 ‘아동수당 플러스’ 정책을 내놓았다. 아기 한 명당 월 10만 원씩 부모에게 현금으로 육아비용을 주겠다는 구상이다.

중앙정부가 주는 아동수당 10만 원과 별도 지급해 월 20만 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여져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공약이 최근 1800억 원의 개발이익금을 전체 시민에게 나눠주기로 한 유력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에 맞서기 위한 카드로 해석한다.

제주도에서도 민주당 경선 후보 간에 치열한 복지 정책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지사 출마를 선언한 문대림 전 청와대 비서관은 75세 이상 어른을 위한 무상 의료 혜택, 출산 여성을 위한 비용 지원, 학생 교복비 지원 등의 3대 무상복지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이들 공약을 실현하는데 85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당 예비후보인 김우남 전 의원은 제주형 아동수당과 고교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 청년수당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선·3선 도전’ 단체장 선심성 사업 착수 = 단체장이 지방선거에 나서는 일부 지자체들은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무상 복지 정책 도입에 나섰다. 김석환 군수의 3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충남 홍성군은 올해 약 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역 내 유치원과 학교의 무상급식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홍성군은 의무교육 대상인 군내 초등학교·중학교에 지난해보다 무상급식 예산을 두 배 이상 늘려 식품비를 전액 지원하는가 하면 유치원·고등학교에 대해서도 학교급식 식품비 지원 규모를 확대했다.

충북 보은군 역시 고교 무상급식 확대를 선언하고 올해 6억5000만 원을 편성했다.

옥천군은 올해부터 학교와 집까지 직선거리가 2㎞ 이상인 학생에 대해 통학비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감안하면 무리한 정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를 놓고 보편적 복지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얻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재정 문제 등 현실성이 없는 공약 남발이 이어진다면 그 부담으로 인한 더 큰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공약 속에서 정책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 소요 예산 등을 꼼꼼히 살피는 유권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원 = 박성훈 기자 pshoon@·광주 = 정우천
제주 = 박팔령·충남 = 김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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