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대법관에 김선수·이동원·노정희 임명제청
김명수, 취임 후 2번째 인사
출신학교·성별안배 치중 評
‘서울대·50대·남성’배제 뚜렷
우리법硏·민변 출신 4명으로
형식적 다양화·내용상 ‘코드’
재판 중립성 훼손될까 우려도
김명수 대법원장의 인사를 놓고 3일 재판의 독립성·중립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 대법원장이 전날 신임 대법관 후보로 김선수(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 이동원(17기) 제주지방법원장, 노정희(19기) 법원도서관장을 임명 제청한 데 대한 법조계 안팎의 비판이다. “실력보다는 코드인사에 치중했다”는 평가와 함께 취임 후 두 번째 인사에서 코드인사를 노골화한 김 대법원장이 향후 대법관 인사에서도 편향성 인사를 강행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묵묵부답 김명수 대법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특정성향 출신 대법관 4명= 노 관장은 우리법연구회, 김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출신이다. 현 정권 들어 지난해 임명된 박정화 대법관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는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출신인 김 대법원장이 코드인사로 대법원을 정치 편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도권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코드인사가 정치성 편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역대 정권에서도 일정 정도 한쪽을 우대하는 경향이 있었다 해도 김 대법원장이 하는 인사는 정도를 넘어선 좌편향”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사법의 본질은 공정한 재판을 위한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인데 이념에 휘둘릴 경우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변호사의 인선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그 밑에서 사법개혁비서관으로 일했고, 같은 민변 출신이라는 인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대법관 후보로 자주 거론됐던 김 변호사는 김 대법원장과 코드가 맞아 뽑힌 것으로 본다”고 평했다. 통합진보당 위헌 정당 해산 심판에서 통진당 변호인단장을 맡았던 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해산 결정 직후 “헌재 자신에 대한 사망 선고”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법원행정처 출신인 한승 전주지법원장,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인선 탈락을 놓고서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를 대법관 인사와 연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력보다 출신학교·성별 안배 치중=이날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대법관 1명이 연간 처리하는 사건이 3000건에 달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성별, 출신학교 안배에 치중한 인사를 한 점이 아쉽다”며 “‘서오남(서울대를 나온 50대 남성)’이라는 이유로 실력 있는 후보들이 탈락했다”고 평가했다. 판검사 경력이 없는 김 변호사가 대법관 후보에 오른 데 대해서도 “노동법 전문가로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지만, 1988년부터 변호사로만 일했고, 판결을 한 번도 안 해봤다는 측면에서 한계”라고 말했다.
◇“다양성으로 포장된 코드인사”=세 후보자가 임명되면 대법관들의 출신 대학은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건국대, 이화여대 등 5곳으로 늘어난다. 노 관장을 포함하면 대법관 14명 중 여성은 4명이 된다. 출신 지역은 호남이 4명(김선수·노정희·김재형·박정화)으로 영남 3명(김소영·조희대·안철상)보다 많아진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대법원이 다양성으로 포장해 특정 이념을 가진 사람을 대법관에 앉히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정유진·김수민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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