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최대 요인은 ‘일자리 부족’

육아정책연구소 키워드 분석

취업난에 일·가정 양립 불안
교육·노동·젠더·주거 順 영향
저출산 환경 요인 해결 필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지난 10년간 온라인 공간에 분출된 저출산을 유발하는 환경 요인들을 분석했더니 ‘주거’ ‘교육’ ‘일자리’ ‘노동’ ‘젠더’ 등 5개 키워드가 핵심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 중 일자리를 저출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꼽았다.

15일 육아정책연구소의 ‘4차 산업혁명 시대 육아정책의 이슈와 과제(박창현, 김나영, 이유진)’ 보고서에 따르면 2008∼2017년 동안 인터넷에 업로드된 저출산, 육아, 보육 등과 관련된 빅데이터(블로그, 카페, 뉴스) 1067만5342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연구팀은 또 이들 5개 키워드가 저출산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인지에 대해 저출산 및 양육 전문가 40명에게 델파이 조사를 실시한 결과 92.5%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저출산 현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일자리가 41.5%로 가장 높다고 평가했고, 교육(22.0%), 노동(19.5), 젠더(9.8%), 주거(7.3%) 순으로 뒤를 이었다.

화제 키워드 가운데 주거를 보면 2010년 이전까지는 주택·소득·부동산이 연관성이 높은 화제어였지만, 2015년 이후부터는 저출산·정부·정책·결혼·출산·일자리·생활·서민 등의 단어들이 관련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과거 정부의 주거 정책이 주택과 소득, 부동산에 초점이 맞춰졌던 반면 최근에는 일자리·결혼·출산과 같은 ‘일·가정 양립’의 문제로 변화됐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교육 키워드의 경우 빈도와 순위가 점차 낮아지면서 최근 교육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저출산’ ‘정부정책’ ‘사회복지’와 관련돼 논의가 이뤄졌다. 일자리 단어는 2015년 이후 저출산 단어의 순위·빈도가 상승하면서 함께 증가해 취업자나 재직자의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 키워드는 ‘육아휴직’ ‘휴가’ 등과 함께 나타났으며, 젠더는 ‘성차별’ ‘성평등’ ‘ 양육’ 등의 화제어와 함께 꾸준히 등장했다.

연구팀은 “주거·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해 소득 및 계층 격차를 해소하고, 주거·교육·일자리·노동·젠더 측면에서 발생하는 위기 요인을 해결해야 한다”며 “창의적 핵심인재 양성과 미래사회를 위한 교육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