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물류 복합기업 ‘한국판 아마존’ 키운다

물류산업 혁신 방안

택배업 등 생활물류法 만들고
스마트물류 개발 2000억 투입
택배기사 계약갱신 1년 → 3년

정부가 26일 ‘물류산업 혁신방안’을 발표한 것은 제조·유통업을 보조하는 데 그치던 물류산업이 폭발적인 수요증가·4차 산업혁명 기술발전과 맞물려 중추 서비스업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법·제도 정비, 투자 강화, 시장질서 개선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아마존’ 같은 유통·물류 복합기업을 키우는 게 목표다.

정부는 제도권 밖에 있던 택배업과 배송대행업 같은 생활물류산업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키로 하고,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가칭)을 제정할 계획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물류산업 매출액은 85조∼89조 원 사이에 머물고 있지만, 생활물류 매출 비중은 2013년 4.4%에서 2017년 6.1%까지 늘었다. 특히, 택배업 매출액의 연평균 증가율은 9.1%로 우리나라 전체 경제성장률의 3배 이상이다.

하지만 현재 택배업 허가를 규정하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은 화물차나 운전기사 중심이고, 배송대행업은 속해 있는 업종 자체가 없다. 이렇다 보니 정부 지원도 미미하고, 종사자에 대한 권익보호도 허술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택배업에 대해 등록제를, 서비스 형태가 다양해 표준화가 곤란한 배송대행업에 대해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우수업체로 선정하는 인증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택배업의 경우 화물차가 받는 ‘직접운송의무제’(계약 맺은 물건 절반 이상 직접운송)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인증받은 배송대행업은 정부사업 우선 선정권을 부여받을 전망이다. 아울러 대도시권에 대형 택배 터미널을 만들기로 하고, 연내까지 입지 후보 2∼3곳을 선정·발표할 계획이다. 택배 기사의 지위안정을 위해 관행상 1년인 운송계약 갱신청구권도 3년으로 늘린다. 자율주행 화물차·사물인터넷(IoT) 콜드체인 관리·단거리용 택배 로봇 등 스마트 물류기술 개발에 2021∼2027년 2000억 원을 투입한다. 화물차업계의 오랜 관행인 지입제(차주가 운수사업권이 있는 운송회사에 차를 현물 출자해 운송회사 명의로 바꾸고, 화물운송 업무를 위탁받는 업무형태)는 단계적 폐지를 포함해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